'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패션쇼' 빅토리아시크릿 패션쇼 없어지는 진짜 이유는?

빅토리아 시크릿(Victoria's Secret)이라는 브랜드를 아시나요? 미국, 그리고 전 세계의란제리 시장에 대한 개념을 바꿔놓았으며, 섹시 란제리를 표방하는 브랜드입니다. 미국 속옷 시장의 1/3을 차지하고 있기도 하죠.



이 브랜드는 패션쇼로도 매우 유명한데요. 최정상급의 모델을 섭외해 매우 화려한 란제리와 날개를 입히고, 활기차고 트렌디한 음악과 함께 파티처럼 패션쇼를 진행해왔죠.



그러나 1995년부터 지금까지 20년 이상 이어져온 패션쇼가 올해는 열리지 않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얼마 전 호주 출신의 모델 샤니나 샤이크(Shanina Shaik)는 한 인터뷰에서 불행히도 올해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가 취소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샤니나 샤이크는 2011년부터 지금까지 다섯 번이나 이 패션쇼 무대에 올랐으며, 이 소식이 매우 속상하다고도 밝혔습니다.



모델 업계에서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가 갖는 상징성은 매우 큰데요. 모델이라면 누구나 이 패션쇼에 서는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미란다 커, 지젤 번천, 아드리아나 리마 등 정상급의 모델들이 이 패션쇼에 섰으며 현재 가장 핫한 모델 지지 하디드, 벨라 하디드도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에 오른 바 있습니다.



이 패션쇼는 2001년부터 3대 지상파인 ABC 또는 CBS 방송을 통해 중계되는 등 속옷을 착용하는 여성뿐만이 아니라 남성들에게도 큰 인기를 얻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MeToo #TimesUp #WithYou 등 여권 신장 움직임이 계속됨에 따라 여성을 성 상품화시킨다는 의견, 그리고 패션쇼가 내세우는 정형화된 아름다움의 기준이 시대 문화적 흐름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빅토리아시크릿 최고마케팅 책임자인 에드 라젝의 인터뷰 내용도 큰 비판을 받았는데요. 패션 매거진 보그와의 인터뷰에서 '브랜드 차원에서 다양성을 확보할 계획이 있냐'라는 취지의 질문을 받았을 때 빅토리아시크릿 패션쇼는 '42분짜리 엔터테인먼트'이고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광고가 아니기 때문에' 다양성을 확보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트랜스젠더를 무대에 세워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우리의 쇼는 '판타지'이기 때문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또한 '플러스 사이즈 모델을 위한 TV광 고 제작을 시도해봤지만 아무도 관심이 없었고 지금도 그렇다'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트랜스젠더와 플러스사 이즈 여성을 아름답지 않은 존재로 묘사했다는 비판이 거세지자 라젝은 자신의 발언이 경솔했다며 사과하기에 이르렀죠.

이에 따라 지난 5월 빅토리아시크릿 측에서는 "우리의 전통적인 패션쇼를 재검토하기로 했다"면서 "TV 중계는 더는 적합하지 않다"라고 밝히기까지 했습니다. 사실상 이 패션쇼를 TV로 더 이상 중계하지 않겠다는 것이죠.

그러나 급기야는 이 패션쇼가 2019년에는 열리지 않는다는 소식이 들리는데요. 이는 빅토리아시크릿  측의 공식 입장은 아니지만 유명한 모델이 공식적으로 한 매체를 통해 말한 만큼 어느 정도 공신력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거센 비판에 직면한 빅토리아시크릿 패션쇼의 존폐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는 다소 의외입니다. 이 패션쇼를 폐지해야만 하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1%는 찬성했으며 59%는 이 패션쇼를 계속 이어나가야 한다는 입장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앞으로 시대의 흐름에 따른 변화를 보여줄까요? 아니면 그들의 판타지를 고수할까요? 빅토리아시크릿 측의 행보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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