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승무원은 법적으로 '항공기에 탑승해 비상시 승객을 탈출시키는 등 안전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승무원의 이미지는 이 법률상 정의를 뛰어넘지 못하고 있는데요. '승무원'이라고 하면 젊고 예쁘다는 인식이 가장 강한 것 같습니다.
이런 인식은 승객들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얼마 전 한 항공사의 고위 직원이 올린 페이스북 게시글이 많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도대체 어떤 글이었을까요?
LOT폴란드에어에서 객실승무원 운영 책임자를 맡고 있는 카타르지나 리히터(Katarzyna Richter)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항공사가 아닌 영국항공을 탑승했습니다. 리히터는 비행 중 영국항공 승무원들을 몰래 촬영했고, 이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며 이들의 외모에 대해 평가했습니다.
"오늘 영국항공 객실 승무원들의 몸단장, 그리고 용모에 눈길이 갔습니다.
닦지 않은 구두, 스타킹에 난 구멍, 너무 꽉 끼는 유니폼,
이중 턱, 그리고 썩고 고르지 못한 치아가 보이네요."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리히터는 승무원들이 자신이 임무에 너무 느슨하게 임한다고 말하면서, 네티즌들에게 질문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건 그렇고, 승객들은 승무원들을 외모로 평가하나요? 궁금하네요."
이 페이스북 게시글은 엄청난 비판에 직면했는데요. 먼저 이 승무원들의 사진을 동의 없이 촬영하고 이를 SNS에 올린 것에 대한 비판이었습니다. 또한 회사 임원이라는 사람이 라이벌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외모에 대해 사람들이 평가하도록 만든 것에 대한 분노도 있었습니다. 항공업계에 대해 알만큼 아는 사람이 승무원의 진짜 임무를 망각하고 승무원들을 외모로 평가한다는 비판도 이었죠.
분노는 영국항공 승무원들만 한 것이 아닌데요. LOT폴란드 항공의 직원들도 리히터가 '항공 업계의 수치'라면서 비판 수위를 높여갔습니다.
결국 리히터는 회사에서 해고되고 말았는데요. LOT폴란드항공 측에서는 '이런 상황에 대해 정말 죄송'하다고 하면서 '이런 행동은 우리 회사에서 결코 용납되지 않는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리히터도 사과문을 내기에 이르렀습니다. 영국항공의 승무원들과 모든 사람들에게 사과한다고 하면서, 자신의 행동을 후회한다고 하네요.
물론, 모두가 같은 의견을 가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물론 카타르지나 리히터가 조금 오버한 것도 있지만 해고까지 할 만한 일은 아니라는 의견, 그리고 승무원은 안전요원이기도 하지만 서비스직이기도 하기에 어느 정도의 단정한 용모는 필요하다는 의견도 함께 나오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