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보니 오싹해~' 경기장 안에 나무 300그루를 심은 이유는?

뭔가 생소한 모습입니다. 경기장 안에 숲이 조성된 것인데요. 이 이미지는 합성이 아니라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고 합니다. 도대체 왜 이곳에 나무를 심은 것일까요?

스위스 출신의 큐레이터 클라우스 리트만(Klaus Littmann)은 오스트리아 클라겐푸르트(Klagenfurt)에 있는 뵈르테제(Woerthersee) 풋볼 경기장 내에 나무 300그루를 심었습니다.

이 나무들은 모두 중앙 유럽에서 자생하는 나무들이라고 하네요. 물론 이곳에 조성된 숲은 계속 이 경기장 내에 있는 것이 아니라 9월 8일부터 10월 27일까지만 이곳에 있고 이후에는 이 경기장 주변으로 옮겨 심어진다고 합니다.

 

리트만은 왜 이곳에 나무를 옮겨 심은 것일까요? 설치 예술을 몇 번 보신 분들은 바로 이 이벤트가 '기후 변화' 혹은 '삼림 파괴'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셨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리트만이 다른 곳도 아닌 경기장 내에 나무를 심은 것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고 하네요.

그는 약 30년 전에 한 드로잉을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요. 이 드로잉은 오스트리아의 예술가이자 건축가인 막스 파인트너(Max Peintner)가 제작한 것이었습니다.

1970년에 제작된 이 드로잉에서는 경기장 안에 사람들이 가득 차 있으며, 나무들이 경기장의 중앙에 있습니다. 그리고 경기장 밖으로는 각종 건물들과 공장 굴뚝 그리고 연기들이 나오고 있네요. 지금 조성한 이 숲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입니다.

리트만은 이 드로잉을 그대로 실물로 재현한 것이었죠. 그는 이 작품을 통해서 우리가 종종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미래에는 특별히 지정된 장소에서만 볼 수도 있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이미 동물들은 '동물원'이라는 곳에서 이런 취급을 받고 있다고도 이야기하네요.

즉, 우리가 경각심을 가지고 자연환경을 돌보지 않으면 언젠가는 이런 특정한 장소에서만 나무를 볼 수 있다는 의미이죠. 상상해보면 매우 오싹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한편 이 경기장은 오스트리아 2부 리그 팀인 클라겐푸르트의 홈구장인데요. 이 기간 동안 이 팀은 근처 크라반켄블리크(Karawankeblick) 스타디움에서 경기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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