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수막염의 위험까지?' 표지판 무시하고 여행 사진 찍는 커플 논란

완벽한 사진 한 장을 위해서는 무슨 짓이든 하는 요즘 관광객들. 또 목숨을 건 사진 한 장이 발견되어 화제입니다.

한 여행 잡지사의 에디터인 윈스턴 알드워스(Winston Aldworth)는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간헐천에 들어가 사진 촬영을 하는 커플을 동영상으로 남겼는데요. 이곳은 바로 뉴질랜드 로터루아에 위치한 지열 온천 지대인 와이오타푸(Wai-O-Tapu)입니다.

와이오타푸는 신비로운 빛깔과 경이로운 경관으로 뉴질랜드를 방문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은 방문하는 곳인데요. 형형색색의 빛을 내는 모습이 화가의 팔레트와 닮은 '아티스트 팔레트', 이산화탄소가 기포를 만들어내는 '샴페인 연못' 흑연과 원유로 인해 분화구 주위가 검을 색을 내는 '데블스 잉크 포트' 등 저마다 다른 매력을 자랑하는 온천들이 모여있습니다.

아름다운 빛깔만큼 인스타그래머들에게도 인기 만점인 곳인데요. 문제는 이곳이 위험 지역이라는 사실입니다. 이곳에는 진흙 웅덩이가 있으며, 이곳의 간헐천은 산성 성분이 높고 고온이라 매우 위험하다고 합니다. 또한 이곳은 뇌수막염을 일으키는 파울러자유아메바와 같은 박테리아가 서식하기 좋은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커플은 '위험 온열 지역'이라고 적혀있는 간판을 곧장 지나 안쪽까지 성큼성큼 걸어갔으며 여자는 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하고 남자는 정성스럽게 몸을 구부려 사진을 찍어주고 있네요. 아마 그들은 뜨거운 곳만 잘 피하면 된다고 생각했던 것일 수도 있죠.

이 사건에 대해 시의회의 환경 관리자인 롭 피케슬리(Rob Pitkethley)는 지열 지역의 안전 표지판을 무시하는 사람들이 가끔 있지만 대부분의 지역 주민들과 방문객들은 표지판을 잘 따른다면서, 앞으로도 아름답지만 예측할 수 없는 이 지역의 모든 방문객들이 자신의 안전을 위해 표지판을 따라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한 장의 사진을 얻기 위해서 위험을 무릅쓰는 행동은 이곳에서뿐만이 아닙니다. 마치 몰디브의 바다색을 연상시키는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의 한 호수는 인스타그램 명소가 되었지만 사실 이곳은 40년에 걸쳐 석탄재, 금속물, 화학물 등이 쌓여있는 독극물 호수였으며, 위험한 절벽 등에서 사진을 찍다 사망하는 사건도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인생 사진 하나를 위해 위험을 기꺼이 무릅쓰는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이 세상에는 생각보다 많은데요. 인생 사진을 남기는 것도 좋지만 자신의 건강을 해치거나 심지어 목숨까지 걸며 할만한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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