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성이 한 손으로 턱을 감싸고 한 손으로는 브이 모양을 하고 있는 평범한 독사진이었는데요. 이 사진이 올라오자마자 1만 명이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이 1천 개 이상 달리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 여성의 뛰어난 외모를 칭찬하는 글도 있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습니다. 바로 이 사진을 찍은 장소가 비행기의 조종석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 올라온 이 사진은 1월 4일 구이린에서 양저우로 가는 구이린 항공 GT1011편에서 찍은 것이었는데요. 이 여성은 비행기 조종실에서 티타임을 즐기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여성의 앞에는 다기가 놓여 있었네요.
논란이 지속되자 구이린 항공 측에서는 재빨리 조치를 취했는데요. 바로 이 기장에게 '종신 비행 금지' 처벌을 내린 것입니다. 또한 관련 직원들도 앞으로 당분간은 비행이 금지되며 추가 조사를 받아야 된다고 하네요.
항공사에서는 공식 웨이보 계정을 통해 '구이린 항공은 항상 승객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항공 안전에 위협이 되는 부적절하거나 전문적이지 못한 행동에 대해서는 무관용의 원칙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네요.
그러나 항공사에서는 이 여성이 조종석에 들어간 시점이 정확히 언제인지, 얼마나 오래 조종석에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습니다.
사실 허가받지 않은 사람이 조종석에 들어가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입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25년 전 외부인이 조종석에 들어갔다 매우 어이없고도 끔찍한 사고가 있었죠. 당시 모스크바에서 홍콩으로 가는 러시아의 아에로플로트 593편에서 기장은 자신의 가족을 태운 채 비행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 기장의 아들은 아빠처럼 조종사를 꿈꾸고 있었기에 기장은 아들에게 아빠가 일하는 모습을 구경시켜주었죠.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기장은 아들에게 잠시 조종간을 잡게 해줬는데 30초 후 자동조종장치(오토파일럿)이 풀리면서 비행기가 오른쪽으로 급격히 기울다가 결국 추락하고 말았습니다. 이 사고로 탑승객 75명이 전원 사망했죠.
National Geographic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2008년 제주항공의 한 기장은 제주에서 서울로 오는 비행이 예정되어 있었는데요. 비행 전 탑승객 명단을 보다 평소 자신이 좋아하던 개그맨 김대희가 명단에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김대희는 당시 KBS 2TV에서 맹활약 중인 인기 개그맨이었습니다. 기장은 김대희에게 함께 조종석에 타지 않겠냐고 권했고, 김대희는 이를 수락했습니다.
비행기는 무사히 김포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그러나 한 제보자가 이를 고발하며 기장은 조사를 받게 되었죠. 2009년 초 진상조사를 거쳐 기장은 비행정지 및 권고사직 처분을 받았으며 한 달 뒤에는 결국 해고되고 말았습니다.
아무리 기장이 비행기 내에서 가장 높은 사람이라 해도 항공보안법을 어기는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