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전에는 나도 잘 나가는 모델' 치매 걸린 할머니가 다시 카메라 앞에 선 이유는?

보그(Vogue), 엘르(Elle) 등 많은 패션 잡지와도 함께 작업했었던 유명 사진작가 제임스 뮬러(James Muller)는 최근 아주 특별한 모델과 함께 촬영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특별한 사진은 여러 매체에 소개되며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과연 어떤 사진이었을까요?

영국 서리(Surrey)에 살고 있는 그는 얼마 전 서리 주의 힌헤드(Hindhead)에 위치한 요양병원인 헌팅턴 하우스(Huntington House)를 방문했습니다. 제임스 뮬러는 이곳에서 레슬리 맥레넌(Lesley MacLennan)과 운명적인 만남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85세의 레슬리 맥레넌은 영국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러나 그녀의 재능을 알아본 어머니의 도움으로 프랑스로 이민을 떠났죠. 그리고 맥레넌은 그곳에서 자신의 재능을 꽃피웠습니다. 그는 20대 초반 천재 디자이너이자 프랑스 패션계의 거장이었던 이브 생 로랑의 눈에 띄어 런웨이 모델로 발탁되었으며, 이후 크리스챤 디오르, 이브 생 로랑 등의 화보에 등장하며 패션모델로서 화려한 경력을 쌓았습니다.

사실 뮬러는 레슬리 맥레넌을 만나기 위해 이 요양 병원에 온 것은 아니었습니다. 요양병원에 있던 다른 친구를 만나기 위해 온 것이었는데요. 레슬리 맥레넌의 아름다움과 우아함에 매료되었고, 그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맥레넌이 왕년에 패션모델로 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죠. 뮬러는 곧 맥레넌을 자신의 렌즈에 꼭 담고 싶다고 생각했고 그녀에게 조심스럽게 촬영을 제안했죠.

치매로 고통받던 레슬리 맥레넌은 이내 그의 제안을 수락했습니다. 그리고 촬영은 시작되었습니다. 이 사진작가는 85세의 모델을 촬영하기 전 세계 최고령 모델인 카르멘 델로피체의 사진, 그리고 백발의 영화배우 헬렌 미렌의 사진을 보며 영감을 받았으며 맥레넌을 위해 멋진 의상과 메이크업을 준비했죠.

촬영이 끝나기 전 85세의 모델은 사진작가의 손을 잡으며 '이 사진 촬영이 너무 즐거웠다'라고 밝혔고, 제임스 뮬러 역시 이 사진 촬영을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촬영 결과 또한 놀라웠습니다. 거의 50년 만에 한 촬영이었지만 그녀는 전성기 시절과 다름없이 우아한 미소와 손동작으로 특유의 우아함을 보여줬죠.

뮬러는 이 촬영을 통해 에이지즘(ageism, 연령 차별)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고 하는데요. 나이가 들어도 아름다움은 존재하고,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것이죠.

레슬리를 촬영할 수 있어서 정말 영광이었어요.

그녀는 정말이지 다채로운 삶을 살았죠.

그녀의 인생에 한 부분을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마법 같은 일이었어요.

- 제임스 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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