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를 위한 작품?' 정작 노숙자들은 쫓겨나고 관광객만 남았다

뱅크시(Banksy)를 아시나요? 지난해 자신의 그림 '소녀와 풍선'이 15억 원에 낙찰된 후 이 그림을 파쇄시키며 예술계의 엘리트주의와 지나친 상업화를 비판했으며, 5월에는 베네치아 비엔날레에 참가하며 베네치아의 오버투어리즘과 이로 인한 환경 파괴를 비판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죠. 자신의 정체는 드러내지 않지만 자신의 생각은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예술가입니다.

뱅크시는 벽화를 주로 그리며 사회 비판을 이어오는 작가인데요. 얼마 전 하나의 벽화를 더 그렸으며, 이 벽화 또한 화제가 되었습니다. 

뱅크시의 SNS에는 동영상이 하나 올라왔습니다. 한 노숙인이 벤치에 앉아 있습니다. 이 노숙인은 술을 한 모금 마시네요. 그리고 자신의 짐 보따리를 베개 삼아 눕습니다. 이내 화면은 점점 줌아웃됩니다. 벽에는 노숙인이 누워있는 벤치를 끄는 순록 두 마리가 찬란하게 뛰어가고 있습니다. 

"약 20분 간의 촬영 시간 동안, 

지나가는 사람들은 그에게 따뜻한 음료와 두 개의 초콜릿 바, 

그리고 라이터를 주었다. 

그가 아무런 요청을 하지 않았는데도."

이 벽화가 뱅크시의 것이라는 것이 SNS로 확인된 후 이곳은 (예정대로) 큰 화제가 되며 사람들이 몰려들었습니다. 누군가가 뱅크시가 그린 순록의 코 부분에 빨간 코를 그려버리기도 했죠.

이 벽화가 훼손될 것을 우려하던 지역사회에서는 결국 이 작품을 투명한 아크릴판으로 보호하기로 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벽화 때문에 이곳에 있던 노숙인은 더 이상 이 벤치에서 잠들지 못하게 되었네요.

뱅크시는 이 벽화를 통해 영국의 주택, 그리고 노숙인 문제에 대한 경종을 울리려 한 것이 아닐까 생각되는데요. 이 벽화가 그려진 시점은 영국의 총선을 며칠 앞두고 있는 시점이었기에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의혹을 받기도 했습니다.

사회의 문제에 자신만의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뱅크시. 오늘날 개인주의, 물질주의에 지친 사람들이 뱅크시에 열광하는 이유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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