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코리아 그랜마' 주제로 애니메이션 나온다

<토이 스토리>, <니모를 찾아서>, <몬스터 주식회사>, <인크레더블>, <라따뚜이>

이 작품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매우 유명한 애니메이션이라는 것 이외에도 바로 이 애니메이션들을 만든 회사가 같다는 것입니다. 바로 세계에서 가장 멋진 애니메이션 제작자, 픽사(PIXAR)에서 제작한 것입니다.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최강의 자리에 올라서 있는 픽사에서 한국의 정서를 담은 애니메이션을 제작했다고 하는데요. 과연 어떤 작품일까요?

제목은 <Wind(바람)>입니다. 이 작품에는 할머니와 손자가 나옵니다. 이들은 거대한 싱크홀에 빠져 공중에 떠 있는 바위 위에서 생활하는데요. 어두운 싱크홀에서 가라앉지도, 떠오르지도 않는 상태로 생존해야만 하죠.

할머니는 손자를 다독이고, 손자는 할머니와 그곳을 빠져나가려 애씁니다. 수십 미터 상공의 작은 구멍에서 떨어지는 파편을 이용해 이들은 탈출에 사용할 수 있는 로켓을 만들려고 시도합니다. 그러나 이 로켓의 조종실에는 한 명만 들어갈 수 있죠. 

상황은 힘들지만 이 두 사람은 희망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두 사람이 가족의 의미와 사랑을 믿고 난관을 헤쳐나가는 모습을 담았죠. 

주목할만한 점은 할머니와 손자의 모습에서 한국적인 정서를 찾아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들, 딸, 손자, 손녀를 위해 희생으로 여기는 것을 기쁨으로 여겼던 우리네 어른들뿐만이 아니라 생김새와 옷차림까지 한국에서 만들었다고 해도 믿을 만큼 한국적 정서를 잘 녹여내었죠. 물론 이유가 다 있습니다.

이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사람은 한인 디렉터인데요. 바로 에드윈 장씨입니다. 그는 픽사에서 예술적이기 보다는 기술적인 분야에 일하던 기술직 직원이었는데요. 회사의 '스파크숏'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이런 단편 애니메이션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스파크숏 프로젝트는 픽사에서 지원하는 것으로, 다양성과 이야기 발굴을 위해 직원을 대상으로 단편 애니메이션 제작을 지원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에드윈 장 감독도 이 프로젝트를 이용해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것이죠.

애니메이션 속의 할머니와 손자는 사실 에드윈 장 감독의 할머니와 아버지를 대변한다고 합니다. 특히 한국전쟁을 겪은 뒤 싱글맘으로 아들 넷을 먹이고, 교육시키고 돌보았으며 결국에는 새로운 삶을 위해 미국으로 보내준 할머니를 기리기 위해 만든 것이죠. 장감독의 아버지는 이 애니메이션을 보고 특히 감동을 많이 받았다고 하네요.

한편 이 ABC7뉴스는 이 영화가 한인 가정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민자들이 현재 처한 상황을 대변한다고도 말했는데요. <바람> 속의 할머니와 손자처럼 어두운 상황에 빠져 있지만 서로를 의지하며 희망을 포기하고 있지 않는 모습에 주목한 것이죠.

이 단편영화는 현재 디즈니플러스에서 만날 수 있으며, 제작기는 아래 유튜브 동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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