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시상식 레드카펫 : 여배우의 의상에 적힌 글자의 정체는?

일명 '오스카 상'이라고도 불리는 아카데미 시상식(Academy Awards)은 미국 최대의 영화상입니다. 올해는 이 시상식이 한국에서 더욱 화제가 되었는데요. 바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때문이죠. <기생충>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 권위를 가지고 있는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각본상, 그리고 국제 영화상까지 4관왕을 차지하기도 했는데요. 특히 외국어 영화로는 처음으로 작품상을 받아 아카데미 시상식의 역사까지 새로 썼습니다.

사실 아카데미 시상식은 '백인들만의 잔치'로도 악명 높았습니다. 수상자가 백인 일색이었기 때문이었죠. 몇 년 전에는 이런 이유로 흑인 영화인들이 시상식을 보이콧하겠다는 선언도 잇따랐고, #OscarSoWhite (오스카는 백인 위주)라는 해시태그가 SNS를 뒤덮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올해 <기생충>이 많은 상을 받으며 이런 오명은 다소 누그러진 것 같습니다.

한편 이런 축하 물결 속에 아카데미 시상식에 대한 또 다른 문제 제기를 한 배우가 있어 화제입니다. 바로 나탈리 포트만입니다. 나탈리 포트만은 뤽 베송 감독의 영화 <레옹>에서 '마틸다' 역으로 영화계에 화려하게 데뷔했는데요. 이후 스타워즈 시리즈, <브이 포 벤데타> <블랙 스완> <토르> <재키> 등에 출연하며 존재감을 뽐냈습니다. 또한 그녀는 명문 대학교인 하버드 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한 엘리트이기도 하죠. 

나탈리 포트만은 과연 어떤 문제를 제기했을까요? 바로 아카데미 시상식이 너무나 '남성 중심'이라는 점이었습니다. 그녀가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는 방식도 매우 독특했는데요. 바로 '말'이 아닌 '패션'이었습니다.

그녀는 아카데미 시상식 레드 카펫에서 디올이 특별 제작한 드레스를 착용했는데요. 검은색 바탕에 금색으로 자수가 놓여져 있는 드레스였습니다. 이 드레스 위에는 검은색 케이프를 걸쳐 좀 더 당당하고 우아하게 연출했네요.

이 케이프에서 눈에 띈 점은 케이프의 왼쪽에 금색으로 어떤 단어들이 수 놓여 있었다는 것인데요. 이 단어는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훌륭한 영화를 만들고도 후보에 오르지 못한 여성 감독들의 이름이었습니다. 총 8명의 이름이 적혀져 있었네요.

로렌 스카파리아 (허슬러)

룰루 왕 (더 페어웰)

그레타 거윅 (작은 아씨들)

마티 디옵 (아틀란틱스)

마리엘 헬러 (어 뷰티풀 데이 인 더 네이버후드)

멜리나 맷소카스 (퀸 앤 슬림)

엘머 하렐 (허니 보이)

아델 하에넬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실제로 1929년부터 올해까지 92년 동안 아카데미 시상식의 감독상 후보에 오른 여성 감독은 5명뿐이었는데요. 심지어 수상자는 <허트 로커>의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이 2010년에서 수상한 것이 유일합니다. 

나탈리 포트만이 남성 중심의 영화계를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요. 2년 전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도 감독상 부문 후보들을 소개하며 '모두 남성으로 된 후보들을 보시겠습니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나탈리 포트만은 할리우드의 여성 페미니스트 배우 중 한 명인데요. 2017년에는 만삭의 상태로 'WE SHOULD ALL BE FEMINIST(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라는 티셔츠를 입고 여성 인권 신장을 주장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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