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잘못?' 기내에서 앞 사람이 의자 뒤로 젖혀서 제 노트북이 깨졌습니다

기내에서 조금이라도 편안하게 잠을 청하고 싶을 때 좌석을 뒤로 넘길까 말까 고민해본 적이 있으신가요? 사실 뒤로 등받이를 젖히는 행동에 대해 아직까지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매우 애매모호한 것이 사실입니다. 

앞 승객이 등받이를 뒤로 젖히면 답답한 느낌이 드는데요. 만약 답답한 느낌에서 그치지 않고 고가의 노트북이 깨진다면 어떨까요? 앞 승객은 보상 의무가 있을까요? 오늘 RedFriday에서는 실제로 이런 일을 당한 승객을 소개합니다.

델타 항공의 비행기를 타고 텍사스 오스틴에서 로스앤젤레스로 가는 승객 팻 캐시디(Pat Cassidy)는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기내의 테이블 위에 자신의 애플 맥북 프로를 올려두고 사용하고 있었는데 앞사람이 등받이를 뒤로 젖힌 것이었습니다. 안타깝게도 맥북의 모니터 부분이 기내 엔터테인먼트 화면 아래에 고정되어 있었기에 노트북에 적지 않은 충격이 가해졌습니다.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모니터가 더 이상 작동하지 않았죠. 모니터의 절반은 아예 검은색이 되었고, 화면이 나오는 부분도 이상하게 나오거나 흐릿하게 나왔습니다. 

팻 캐시디는 승무원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그러나 승무원에게 돌아온 대답은 '앞 손님이 좌석을 뒤로 젖혀야 했다'였죠. 그리고 승무원은 앞 손님에게 괜찮냐고 물었습니다. 황당한 마음이 들었죠.

팻 캐시디는 이 상황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리며 델타 항공에게 제안을 했는데요. 노트북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똑같은 상황을 겪지 않도록 경고 표시라도 해두면 좋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 글을 올리자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주드 맥크릴(Jud Mackrill)이라는 이름의 트위터 유저는 노트북 모니터를 등받이에 닿게 하지도 않았는데, 앞사람이 등받이를 뒤로 젖혀 노트북 모니터가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의 스크린 아래에 끼었고, 이 사람이 등받이를 한 번 더 뒤로 젖히자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노트북이 고장 났다고 하네요. 

이 사건이 화제가 되자 델타 항공 측에서는 팻 캐시디에게  75 달러, 우리 돈으로 약 9만 원 가량의 기프트 카드를 제공했고, 7,500 에어 마일을 제공했다고 하네요. 그러면서 항공사 측에서는 '다른 손님이 좌석을 뒤로 젖혀 노트북이 깨진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다른 손님의 행위로 인해 발생된 물건의 파손은 배상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이 사건에 대한 네티즌들의 의견은 분분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것이 팻 캐시디의 잘못이라고 말했는데요. 모니터의 위치를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죠. 또 다른 네티즌들은 항공사 측에서 경고 표시 등을 할 의무가 있으며, 앞사람은 양해를 구하고 좌석을 뒤로 넘겨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물론 운이 좋지 않았으며 둘 다 잘못은 없다는 네티즌들도 있었네요.

한편 기내 좌석을 뒤로 젖히는 문제는 얼마 전 항공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는데요. SNS 상에서 한 승객이 좌석을 뒤로 젖히자 뒤에 있던 승객이 보복으로 좌석을 주먹으로 9회 이상 친 동영상이 이 토론을 촉발시킨 것이었죠. 이어 델타 항공의 CEO가 한 방송사를 통해 '승객은 의자를 뒤로 젖힐 권리가 있지만 뒷사람에게 허락을 구해야 한다'라는 의견을 내기도 했습니다.

불편함을 넘어서서 기물 파손으로까지 이어지는 등받이 젖히기. 과연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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