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아닌데 차이나 에어라인?' 국민청원에 항공사 이름 변경해달라고 한 진짜 이유는?

China Airlines 그리고 Air China, 혹시 헷갈리는 분 없으신가요? 이 사명을 한국어로 하면 전자는 중화항공, 후자는 중국국제항공공사이죠. 둘 다 중국 본토의 항공사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하나는 대만의 항공사입니다. 바로 중화항공(China Airlines)입니다.

물론 잘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중화항공을 중국 항공사로 오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중국동방항공(China Eastern Airlines), 중국남방항공(China Southern Airlines) 등 많은 중국 항공사에 'China'라는 단어가 들어가기에 오해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겠죠. 그러나 이런 오해가 현재 대만인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며 대외적으로 중국에 대한 이미지가 급속도로 안 좋아진 것도 한 가지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또한 대만에서는 코로나19로 고통받는 나라에 구호 물품을 보내고 있는데요. '중화 항공'으로 수송되기에 중국 본토에서 온 것으로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후 더욱 심기가 불편한 것이었죠. 

이에 현재 대만에서는 '중화항공'의 이름을 바꾸자는 청원이 등장했습니다. 4만 명의 청원인들과 국회의원까지 가세했죠. 

그러나 반대하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이들은 만약 중화항공이 이름을 변경한다면 많은 국제노선을 잃을 위험이 있고, 어마어마한 돈이 든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실제로 사명을 변경하면 이름과 로고를 다시 만들어야 하고, 각국의 여행사, 공항과 맺었던 계약도 변경해야 하며, 비행기의 도장도 다시 칠해야 해서 최소한 1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조 2천억 원 정도의 돈이 든다고 합니다. 

이에 대만의 교통부 장관 린치아룽은 교통부에서는 이름을 바꾸는 것에 대해 열려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다수가 의견이 일치될 때 바꾸는 것이 적절하다고 믿는다고 덧붙였죠. 또한 새로운 이름 후보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했는데요. 현재 나온 '포르모사 항공' '타이완 항공'이라는 이름에 대해 아이디어는 지지하지만, 고려해야 할 많은 복잡한 요소들이 있다며 즉답을 회피했습니다.

그러나 정부 차원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이름을 바꾸는 것은 항공법, 그리고 다른 요소들을 고려해야 해서 쉽지 않지만 국적기에 대만이라는 이름을 붙이기 위해서 정부 차원에서 단계적으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네요.

국회의원들도 자신의 생각을 피력했습니다. 독립 성향의 민주진보당 소속 왕팅유 의원은 혼란을 피하기 위해 항공사의 명칭을 변경해야 하며 어떤 이름을 선택할지는 국민의 몫이라고 말했습니다.

대만 국민당 소속 라이샹링 의원은 명칭 변경은 논의해야 하지만 현재 변경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을 내세우기도 했습니다. 현재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죠.

중국에 우호 성향을 가진 국회의원들도 의견을 냈습니다. 현재 중화항공의 명칭을 변경하면 세계 사람들이 '대만이 자국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코로나19를 이용하려고 한다'라고 오해할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한편 중화항공 측에서는 이름을 바꾸는 문제에 대해 많은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며 현재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화항공의 명칭 변경에 대한 요청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요. 2007년, 2016년, 2018년에 있었으나 결국 이루어지지 못했죠.

과연 중화항공이 이번에는 이름을 변경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결정 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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