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된 디즈니랜드 놀이기구, 지금 와서 논란되고 있는 이유는?

'조지 플로이드' 사건 이후 전 세계적으로 흑인 차별 문제가 대두되었습니다. 미국 미네소타에서 시작된 흑인 차별 반대 시위는 전 세계로 이어졌고, 세계 곳곳에 있는 인종주의자들의 동상이 철거되고 있죠.

이런 분위기 가운데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디즈니 테마파크의 놀이기구입니다. 이 놀이 기구는 '흑인을 차별하는 것'이라는 주장인데요. 과연 어떤 놀이기구가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일까요?

6월 초 디즈니의 팬 알렉스 오(Alex O.)는 세계 최대 온라인 청원사이트 체인지(change.org)에 청원을 올렸습니다. 바로 디즈니월드, 디즈니랜드, 그리고 도쿄 디즈니랜드에 있는 놀이기구 '스플래시 마운틴'을 없애고, 디즈니 애니메이션 <공주와 개구리>를 테마로 한 놀이기구를 만들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스플래시 마운틴은 짧은 시간에 큰 스릴을 느낄 수 있는 어트랙션인데요. 토끼가 웃음의 왕국을 찾아 모험을 떠나는 내용입니다. 처음에는 통나무를 타고 아메리카 남부 늪지대를 관람하는데요. 마지막 순간 폭포 아래로 통나무가 낙하며 시원한 물줄기를 맞을 수 있죠. 

문제는 이 어트랙션의 모티브가 된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바로 1946년 개봉한 디즈니의 실사 애니메이션 뮤지컬 영화 <남부의 노래>였습니다. 개봉 당시 22만 6천 달러의 수익을 냈으며 이 수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약 2,83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342억 원일 정도로 큰 흥행을 거뒀다고 합니다. 이곳에 나오는 주제가 'Zip-a-Dee-Doo-Dah'는 그해 아카데미상을 수상하기도 했죠. <남부의 노래>는 미국의 남북 전쟁이 끝나고 노예 제도가 폐지된 이후의 상황을 그리고 있는데요. 작품 속 흑인 등장인물 묘사가 흑인에 대한 선입견을 벗어나지 못해 인종차별적이라는 주장이었죠. 

개봉 당시에도 논란은 있었습니다. 전미유색인종지위향상협회(NAACP)에서는 이 영화가 개봉할 당시 성명을 통해 이 영화의 연출 기술과 음악은 아름다운 예술적 가치가 있지만 의도치 않게 노예 제도를 미화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또한 남북 전쟁 이후 흑인과 백인이 곧바로 동등한 지위가 되었다는 설정이 당시 시대상과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었죠.

스플래시 마운틴이 이 영화를 정확히 반영한 것은 아니지만 이 영화 속에 나오는 농장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놀이기구의 캐릭터, 노래, 배경 모두 영화에서 가져온 것이기에 문제가 되고 있는 것입니다.

알렉스 오는 '스플래시 마운틴'을 철거하는 대신 <공주와 개구리>를 모티프로 놀이기구를 만들어달라고 했는데요. 과연 흑인들에게 <공주와 개구리>는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요? 바로 디즈니에서 처음 선보인 흑인 공주가 <공주와 개구리>이 티아나였기 때문입니다. 알렉스 오는 테마파크의 다양성에 대한 요구가 많이 있고, <공주와 개구리>를 모티브로 한 놀이기구는 이 요구에 부합한다고 했는데요. 이 영화는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공주 영화이지만 테마파크에서는 볼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이 청원은 현재 2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동의하며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디즈니 측에서는 이 청원에 대해 아직까지 이렇다 할 답이 없는 상태입니다.

디즈니랜드의 스플래시 마운틴은 1989년 7월 처음 생겨 30년 넘개 운행하고 있는데요. 사람들의 바람대로 스플래시 마운틴이 <공주와 개구리>를 테마로 한 놀이기구로 바뀔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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