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같은 편안함, 고급스러운 가구와 수영장, 말만 하면 뭐든 이루어지는 만능 컨시어지. 아마 최고급 호텔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바라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나 악몽을 꿀 것만 같은 무서운 인테리어와 어마 무시한 숙박 금액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호텔이 있습니다. 과연 이 호텔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데미안 허스트는 영국 미술계를 대표하는 인물 중의 하나인데요. 1991년 죽은 상어를 포름알데히드가 가득 찬 유리 진열장 속에 매달고 모터를 연결해 움직이게 한 작품으로 유명세를 얻었습니다. 엽기적인 이 작품에 미술계는 경악했고, 이후 포름알데히드에 담긴 동물은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었죠. 데미안 허스트 작품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죽음'이었습니다. 죽음 속에 숨은 아름다움, 아름답지만 어쩔 수 없이 부패하는 것을 묘사한 것이죠.
동물 사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약'도 죽음을 나타내는 소재로 사용되었습니다. 약을 무조건적으로 신뢰하는 사람들에 영감을 받아 만든 이 작품들은 약으로 인해 우리가 살 수도,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죠. 살아있는 나비를 캔버스에 붙이는 작업도 했습니다. 아름답지만 박제된 나비들을 보며 삶과 죽음, 아름다움과 이의 영속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죠.
그리고 자신의 작품을 총망라하여 이 호텔 객실을 꾸몄습니다. 이 객실 내에는 포름알데히드 용액 속에 매달린 상어, 오버사이즈 알약 프린트, 나비 모양 타일 등을 이용해 꾸민 것이죠.
이곳에 있는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을 보겠습니다. 이곳에 있는 상어 작품의 이름은 'Winner/Looser'입니다. 12개의 의자가 놓여있는 바의 위에는 마치 생선구이를 먹고 남은 듯한 생선뼈 작품이 놓여 있는데요. 이 또한 허스트의 작품으로 'Here For A Good Time NOt a Long Time'이라는 이름이 붙여져 있네요.
다이닝 테이블 옆에는 투명한 캐비닛이 설치되어 있고, 이 안에는 Monet라는 제목의 알약들이 들어있습니다. 또 다른 캐비닛에는 지르코니아 보석으로 가득 차 있는데요. 이 작품의 이름은 'The Winner Takes It All'입니다. 벽, 가구, 소파 덮개에는 스텐실로 작업했거나 자수로 놓인 해골, 알약, 나비가 놓여있고, 바의 테이블에는 의료 폐기물이 가득 차 있기도 합니다.
이곳은 편안한 숙박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라기보다는 데미안 허스트의 예술 작품을 온전히 경험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겠죠. 그렇기에 이 돈을 지불하고도 악몽을 꿀 것만 같은 이 객실에 투숙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 리조트를 소유하고 있는 프랭크 앤 로렌조 페르티타 형제는 데미안 허스트의 광팬이라고 하는데요. 지난 2017년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선보였던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 '그릇을 든 악마'를 14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70억 원에 구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데미안 허스트 테마의 객실뿐만이 아니라 카지노 리조트 내 레스토랑에도 데미안 허스트의 상어 수조 작품을 설치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단순한 화려함을 넘어 '예술성'을 추구하고 있는데요. 이에 많은 사람들과 카지노 이용객들의 관심을 사로잡고 있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