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 상징 아냐?' 불교 문양 목걸이를 둘러싼 뜨거운 논쟁

불교도들이라면 매우 익숙한 글자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卍(만)'입니다. 이 글자는 불교의 상징이기도 한데요. 행운과 길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문양이 전 세계적으로 '행운'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무심코 卍자 액세서리를 하고 해외여행을 간 사람들은 외국인들로부터 따가운 눈초리를 받을 수도 있는데요. 그 이유는 바로 이 문양이 나치의 심벌인 '하켄크로이츠'와 닮아있기 때문입니다.

하켄크로이츠는 '갈고리 십자가'라는 의미이며, 만자 모양을 뒤집어 기울여 놓은 모양으로 만자와 일치하지는 않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치즘에 대한 큰 반감과 불교에 대한 배경지식의 부족으로 만자와 하켄크로이츠 문양을 혼동하고 분노하곤 합니다.

얼마 전 이로 인한 논란이 한 번 더 있었습니다. 바로 중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패션 브랜드 쉬인(Shein)이 판매하는 액세서리 때문이었습니다. 쉬인은 패스트 패션 브랜드로 하루에 500개 정도의 신상품을 출시하고 있는데요. 그중 만자 모양의 목걸이가 논란이 되었던 것이죠.

많은 네티즌들은 이 목걸이가 나치즘의 상징이라며 쉬인을 비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또 다른 네티즌들은 이 목걸이는 불교의 상징일 뿐이라며 과도한 비판을 자제하라는 입장이었죠. 또 다른 의견도 있었습니다. 불교의 상징이지만 나치즘을 연상시키기에 만자 액세서리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었습니다.

네티즌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지자 결국 브랜드 측에서 나섰습니다. 홈페이지에서 이 제품을 삭제한 것이었죠. 그리고 사과 성명도 제출했습니다. 쉬인의 대표는 브랜드에서 출시한 목걸이는 '천 년 이상 영성과 행운을 상징해온 불교의 상징'이라고 밝혔는데요. 그러나 '두 기호가 혼동될 수 있고, 그중의 한 기호는 사람들을 불쾌하게 만든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사이트에서 제품을 삭제했다'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다문화적이고 글로벌한 브랜드로서 불쾌감을 느끼는 분들에게 깊이 사과하고 싶고, 당 브랜드에서는 이런 문제에 민감하며, 인종, 문화, 종교적 편견이나 적개심을 결코 지지하거나 용납하지 않는다는 점을 매우 분명히 하고 싶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쉬인의 제품이 논란이 된 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얼마 전 쉬인에서는 이슬람교도들이 사용하는 기도용 돗자리를 '장식품'으로 팔며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한편 이 브랜드는 '신뢰할만한 비지니스를 하는 모범적인 회사' 타이틀인 BBB(Better Business Bureau)의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인데요. 많은 소비자들이 쉬인에 대해 수백 건의 불만을 신고하고 있으며, 심지어 많은 디자이너들이 쉬인에게 저작권 침해에 대해 항의하거나 정식으로 소송을 제기하는 등 많은 문제점을 떠안고 있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