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석, 윤아 주연의 영화 <엑시트>를 아시나요? 온 가족이 참석한 어머니의 칠순 잔치에서 의문의 연기가 빌딩에 피어 올라 피할 새도 없이 도심 전체는 유독가스로 뒤덮여 일대 혼란에 휩싸이게 되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산악 동아리 에이스 출신 용남(조정석)과 동아리 후배 의주(윤아)가 산악 동아리 시절 쌓아뒀던 모든 체력과 스킬을 동원해 탈출을 향한 기지를 발휘합니다.
얼마 전 중국의 한 도시에서 비슷한 상황이 연출돼 우려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바로 쓰촨성에 있는 러산시입니다. 과연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지난 8월 19일 수요일 저녁부터 러산시 주민들은 짙은 흰 안개 같은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 안개는 레산시에 위치한 우퉁차오 지구의 공장에서 나오고 있었죠. 중국의 SNS 웨이보에서는 많은 네티즌들이 이 안개의 정체에 대해 궁금해했고, 많은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들이 떠돌았습니다. 그리고 20일 목요일, 불안감에 휩싸인 사람들은 도시를 빠져나가기 위해 짐을 싸서 차에 올랐습니다. 도로는 금세 차로 꽉 막혔습니다. 차 대신 자전거를 선택한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엑소더스가 현실로 된 것인데요. 많은 사람들이 도시를 빠져나갔습니다.
결국 중국 당국에서는 21일 금요일 이에 대한 조사를 벌였습니다. 그리고 '공기 중에 유독성 화학 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라고 발표하며 사람들의 불안을 잠재우려 했죠. 그러나 우퉁차오 지구에 있는 폴리실리콘을 만드는 공장에서 소량의 염화수소 가스가 배출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염화수소 가스가 배출된 것은 공장의 배기가스 처리 시스템에 잠시 수도와 전기 공급이 중단되며 오작동을 일으켰기 때문이라고도 밝혔습니다.
러산시의 우퉁차오 지역에는 60개 이상의 대형 화학 업체가 입주해 있다고 하는데요. 이곳은 중국 10대 원자재 생산 기지 중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의 불안감은 과거에 발생했던 화학 산업과 관련된 재난에서 온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3월 장쑤성의 한 화학공장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했는데요. 이로 인해 78명이 숨지고 600여 명이 다쳤다고 합니다. 2015년 텐진의 한 화학공장에서는 시안화나트륨 700톤이 폭발해 173명이 숨졌죠. 한번 사고가 나면 큰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화학 산업과 관련된 사고의 특징을 잘 알고 있기에 이런 공포심이 엑소더스로 이어진 것이었죠.
한편 러산시에 닥친 문제는 '화학 물질의 유출' 뿐만이 아닙니다. 지난 화요일에는 러산시에 있는 거대한 불상이 물에 잠기는 것을 막기 위해 힘을 합쳤는데요. 경찰과 자원봉사들은 높이 71미터의 불상 주변에 모래 주머니를 쌓아올리며 러산대불의 발가락이 물에 잠기는 것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