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매장은 보통 고급 백화점이나 명품 거리 등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에 있습니다. 그러나 이탈리아 디자이너 브랜드 프라다의 한 매장은 미국 텍사스주의 사막 한가운데 위치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과연 이 매장은 왜 이곳에 있는 것일까요?
이렇게 사람이 없는 이 매장이 장사가 될지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사실 이 매장은 실제로 운영을 하는 매장이 아니라 하나의 '예술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이 작품은 노르웨이 출신의 예술가 잉가르 드라그세트(Ingar Dragset) 그리고 덴마크 출신의 예술가 미카엘 엘름그린(Michael Elmgreen)이 만든 것인데요. 프라다 마파(Prada Marfa)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작품의 역사는 지난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 아티스트 듀오는 2005년 10월 1일 이 작품을 공식적으로 공개합니다. 이 작품은 다양한 사회 문제를 풍자했는데요. 프라다 등 명품 매장이 들어서며 동네의 원래 주민들은 오히려 동네를 떠나야 하는 '젠트리피케이션' 그리고 너무나 빨리 바뀌는 트렌드와 이로 인한 환경 오염 등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이에 아티스트 듀오는 작품을 만들 때 생화학적으로 자연에서 스스로 분해되는 소재를 이용했고, 사람의 개입이 아니라 자연에 의해 소멸되고 황폐화되는 과정을 그리며 작품을 만들었죠.
작품이 인간의 개입 없이 자연적으로 소멸되는 것을 원했던 아티스트 듀오는 다시 이 작품의 재건에 나섰습니다. 가방은 훔쳐 가지 못하도록 도난 방지 GPS 추적기가 달렸고, 가방의 바닥은 뜯어냈습니다. 또한 강화 유리를 사용하고, 그라피티도 싹 지워버렸죠. 그리고 10년 동안 소소한 낙서를 제외하고는 별 일이 없이 작품으로서 그 자리에 서 있었습니다.
2013년에는 이 작품이 '허가받지 않은 광고물'로 여겨지며 당국에 의해 철거될 위기를 겪기도 했는데요. 아티스트 듀오는 프라다의 의뢰 없이 작가 스스로 이 작품을 만들었다는 점이 받아들여져 미술품으로 인정 받아 철거 위기를 면했다고 하네요. 지난 2014년에는 팝스타 비욘세도 이곳을 방문해 인증샷 촬영을 하며 유명해졌죠.
현재 이 매장은 작품이 만들어진 의도대로 황폐화되고 있는 중입니다. 작품 내부는 거미줄과 먼지로 가득 찼고, 쥐와 벌레들이 우글거리고 있다고 하네요.
50년 뒤 이 작품의 모습이 더욱 궁금해지는데요. '탈맥락화'를 통해 사회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아티스트 듀오의 재미있으면서도 의미심장한 작품이 아닐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