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진원지라 낙인찍혔던 우한의 놀라운 연말 풍경

지난 12월 중국 우한에서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정체불명의 호흡기 질환이 발병했습니다. 2019년 마지막 날에는 27명의 환자가 발생해 격리 치료에 들어갔으며 1월 10일에는 첫 사망자가 나왔죠. 결국 1월 23일 오전 10시에 우한은 봉쇄되었습니다. 마트의 진열장은 텅텅 비었고, 마스크를 사기 위한 행렬은 끝이 없었습니다. 전철의 운행 또한 중단되었고, 사람들은 병원에 줄을 서기 시작했죠. 집에서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우한은 그야말로 '통곡의 도시'가 되었고 '우한 폐렴'이라는 단어가 사용되며 전 세계에는 코로나19의 진원지로 낙인찍혔죠.

불과 1년 전의 이야기입니다. 우한은 현재 세계 어느 도시보다 빠르게 포스트 코로나의 삶을 즐기고 있는데요. 아직도 확진자가 수백 명씩 발생하고 마스크는 일상이 되어버린 우리나라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 사진은 12월 12일 우한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찍힌 것입니다.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턱에 마스크를 걸친 채 다닥다닥 붙어 파티를 즐기고 있는데요. 많은 젊은이들이 코로나로 인해 억눌렸던 욕망을 폭발적으로 분출하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우한의 거리에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담배를 피우고, 길거리에서 장난감 기관총 게임, 풍선 다트 게임을 하기도 하죠. 이들은 길거리에서 음식을 먹고, 마치 잃어버린 시간에 대한 보상을 받기라도 하듯 도시의 맥주홀과 나이트클럽을 채우고 있습니다.

우한의 록밴드 매드래트(Mad Rat)의 멤버 왕씨는 얼마 전 다시 공연을 재개했습니다. 그는 3개월 정도의 우한 봉쇄에 영향을 받아 곡을 쓰기도 했다고 하는데요. 그의 공연을 보러 오는 관객들은 100명 이상이며 사람들은 그의 음악에 열광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또한 한 우한 시민은 코로나 이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거리에 나오고 있다고 하네요.

한편 우한에서 젊은이들이 파티를 즐긴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여름 우한의 마야 워터파크에서는 음악 축제가 열렸는데요. 이때 여성들에게 50%의 할인권을 배포하며 흥행에 성공했고, 야간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일주일 동안 맥주 축제도 개최했습니다. 10월 초에는 우한의 스포츠센터에 7,500명의 관중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이곳은 지난 2월 코로나 임시 병원으로 사용되었던 곳인데요. 이곳에 유명한 농구선수, 연예인, 의료진을 초청해 농구 경기를 벌인 것이었죠. 10월 31일 할로윈에는 많은 젊은이들이 우한 거리를 가득 메웠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심각한 타격을 입었지만 이후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도시에 생기가 돌고 있는 모습인데요. 이 모습은 아마 코로나19 백신이 전 세계적으로 보급된 후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생활방식을 잘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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