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으로 인한 불안감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중국에서도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큰 사회적 문제가 되어 있죠. 중국에는 ‘유령 도시’라고 불리는 곳들이 많이 있는데요. 사람은 살지 않지만, 집값은 계속해서 오르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왜 이런 일이 발생하고 있는지, 이에 대한 중국 정부의 정책은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놀라운 사실은 미분양 주택들이 있지만, 또한 이미 팔린 주택들도 꽤 많다는 것인데요. 사업가들이나 부동산 투기꾼들이 주택들을 사들인 것이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곳을 ‘별장’의 개념으로 구매하기도 했고, 중국에서는 남자가 결혼 시 집을 사야 한다는 전통이 있기에 가족 중 독신 남성에게 선물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에는 단순히 ‘투자 자산’으로서 주택을 구매한 것이었죠. 이들은 결국 집값이 오를 거라고 확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주택시장을 연구하는 에머리대학의 경제학자 카이지 첸은 이런 딜레마가 생긴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요. 이는 투기꾼들이 그들의 부동산이 있는 토지의 가치를 굳건히 믿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중국의 토지는 공급이 제한되어 있고, 지방 정부의 통제를 받고 있으며 지방 정부는 땅을 싼 가격에 판매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런 기대 아래에서 사람들은 집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입니다.
부동산 투기는 중국의 오랜 문제 중의 하나였습니다. 왜냐하면 중국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해이 투자를 제한하고 있기에 부를 증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국내 부동산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기업가들은 종종 주택에 투자해서 얻는 수익이 회사에 대한 투자보다 훨씬 더 높다는 것을 알아차린 후 주택 매입에 많은 사업 자금을 투자한다고 하네요. 이런 현상은 집값과 월세 상승을 초래했습니다. 이에 처음으로 집을 사려고 하는 젊은 중국인들이 주택시장에 들어올 수 없게 되었죠. 지난 몇십 년간 주택의 가격은 가처분 소득의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합니다.
지난 2017년 이런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느낀 시진핑 주석은 ‘주택은 투기가 아니라 사람이 살기 위해 지어진 것’이라는 말하며 부동산 투기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밝혔습니다. 그리고 2018년 정부에서는 허위 광고와 같은 수법으로 투기를 조장하는 개발업자와 부동산 중개업자를 대상으로 30개 도시의 부동산 투기에 대해 6개월간 단속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70개의 대도시와 중규모 도시의 평균적인 주택 가격은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습니다. 중국 국가통계국의 자료에 따르면 12월부터 1월까지 주택의 평균 가격은 0.61% 증가했다고 하네요.
중국 정부에서는 세금을 부과하는 제한 정책도 폈습니다. 상하이에서는 두 번째 집을 구매할 때 추가 세금을 매겼고, 충칭에서는 1가구 2주택일 때 집의 가격이 평균 주택 가격의 두 배가 넘는다면 가장 비싼 주택에만 추가 세금을 부과했습니다. 그러나 베이징의 비즈니스 뉴스 사이트인 카이신 글로벌에 따르면 세금 징수액이 낮고, 주택 가격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는 점에서 크게 효과를 보지는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중국에서는 집값 안정을 위해 많은 정책을 내놓고 있는데요. 그중 하나는 ‘주택담보대출 총량 관리’ 제도입니다. 이는 은행의 전체 대출 잔액에서 부동산 관련 대출 및 개인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차지하는 비중 한도를 구체적으로 설정한 것인데요. 과연 이런 조치로 집값 안정화를 이룰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