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혐오??’ 보그 표지에 사나운 개 출연시킨 진짜 이유는?

패션 잡지의 커버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요? 동시대에 가장 인기 있는 모델이 나오거나, 가장 트렌디한 의상이 나오곤 하죠. 모델에게 있어 패션 잡지의 커버를 장식했다는 것은 매우 영광스러운 일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시대를 대변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이토록 중요한 패션 잡지의 커버를 독특하게 장식한 곳이 있습니다. 바로 보그 이탈리아(VOGUE Italia)입니다. 보그 이탈리아에서는 20211월 표지에 동물을 등장시킨 것이죠. 동물들을 등장시킨 방식도 다소 특이합니다. 예쁘고 귀여운 동물들을 모델과 함께 배치시킨 것이 아니라 이빨을 드러내고 으르렁대는 위협적인 강아지의 모습, 한데 모여있어 어떻게 보면 다소 징그러울 수도 있는 꿀벌 떼 등을 표지 사진으로 넣었습니다. 과연 보그 이탈리아에서는 왜 이런 커버를 선택한 것일까요?

20211월호 표지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20201월호 표지부터 설명해야 할 것 같습니다. 20201월호 표지도 매우 파격적이었습니다. 작년에는 55년 역사상 처음으로 화보 촬영을 진행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이때는 화보 대신 패션 일러스트가 실렸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선택을 한 것일까요? 바로 지속가능성때문이었습니다. 잡지의 화보 촬영을 하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탄소가 발생된다고 하는데요. 스탭 150, 20회의 비행, 12회의 기차 이동, 40대의 자옹차, 60개의 국제 배송, 10시간의 조명, 스태프들의 케이터링으로 인한 음식물 쓰레기와 플리스틱 포장재 등이 한 번의 화보 촬영을 위해 생겨나는 것이죠. 이에 다양한 아티스트들에게 일러스트를 맡겨 커버를 대신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환경 오염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든 것이죠.

2021년도 2020년 커버 작업과 일맥상통합니다. 화두는 바로 환경이었죠. 그리고 보그 이탈리아 편집장 에마누엘레 파네티(Emanuele Farneti)는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예쁜 동물들만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며 자연은 인간을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연의 중심에 있는 동물들을 그 소재로 삼은 것이었죠. 그는 이번 표지를 코로나바이러스와도 연관시켰는데요. 우리가 야생 동물들을 다루는 방식이 잘못되었기에 이들이 우리 삶에 영향을 끼쳤고,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동물이 화보에 등장하면 사랑스럽고 예쁜 모습들만 등장하기에 이번 표지는 다소 당황스러울 수 있습니다. 이빨을 드러내고, 인간을 공격하며, 사람과 밀착해 친하게 지내는 강아지들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마도 이 강아지들에게 자연이라는 메타포를 부여했고, 인간과 자연의 대립, 그로 인한 인간의 공포를 잘 드러내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보그 이탈리아의 새로운 작업 방식인 것 같은데요. 패션모델 대신 강아지를, 귀여운 동물들, 그리고 위협적인 동물들도 함께 등장시킨 이번 보그 이탈리아 1월호의 모습.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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