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메시지를 옷에 다 담았다는 미국의 새로운 영부인 패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6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했습니다. 이 날 바이든 대통령은 대통령 직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헌법을 수호하겠다는 내용의 취임 선서를 한 뒤 취임사를 통해 미국의 나아갈 방향과 국정 구상을 밝혔죠. 전통적으로 미국에서는 대통령 취임식을 한 후 대통령 취임 축하 기념 무도회(inaugural ball)’을 여는데요. 올해는 코로나19의 여파로 무도회가 취소되고 가상 음악회가 실시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가상 음악회에 등장한 새 영부인의 패션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물론 아름다운 옷을 입고 등장했지만 단지 예쁘다는 이유로 화제가 된 것은 아닙니다. 이 옷 뒤에 숨겨진 메시지 때문이었습니다. 과연 영부인 질 바이든은 어떤 패션을 선보였으며, 이 패션에는 어떤 숨겨진 의미가 있는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영부인이 입은 것은 아이보리 컬러의 실크 드레스와 코트였습니다. 드레스의 어깨 아랫 부분과 코트의 아래쪽에는 꽃들이 자수로 놓여 있어 로맨틱한 디자인이었죠. 이 드레스와 코트는 우루과이 출신의 미국인 디자이너 가브리엘라 허스트(Gabriela Hearst)의 작품입니다.

과연 이 드레스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 걸까요? 바로 통합입니다. 드레스와 코트에 수 놓여져 있는 꽃들은 미국 각 연방주를 상징하는 꽃들이라고 하는데요. 이를 모두 수놓아 모든 주를 통합하고 포용하겠다는 메시지를 담은 것이죠. 실제로 조 바이든 대통령은 당선 직후부터 취임식까지 통합을 강조했는데요. ‘통합 없이는 어떤 평화도 없다’ ‘내 영혼은 미국인들을 통합시키는데 있다라는 말로 통합을 강조하며 대선 과정에서 분열된 미국을 단합시키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드레스의 가슴 부분에는 델라웨어 주를 상징하는 꽃이 수놓아져 있는데요. 델라웨어는 조 바이던이 60년 가까이 살았던 곳으로 이곳에서 1973년부터 2009년까지 연방 상원의원으로 재직했으며, 2015년 뇌암으로 사망한 조 바이든의 아들 보 바이든은 델라웨어 주의 법무장관으로 재직하기도 했습니다. 조 바이든은 취임식 전날 델라웨어에서 고별 연설을 가지며 나는 항상 델라웨어주의 아들이 될 것’ ‘내가 죽으면 델라웨어를 내 가슴에 새길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죠.

한편 꽃 하나를 수놓는데 2시간 정도가 걸렸다고 하는데요. 52 종류의 꽃이 수놓아졌기에 자수를 놓는데 100시간 이상이 걸렸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코트 안쪽에도 숨겨진 자수가 있다고 하는데요. 벤자민 프랭클린의 격언 나에게 말하라, 그러면 잊을 것이요. 나를 가르치라, 그러면 기억할 것이요. 나를 열중시켜라, 그러면 배울 것이다(Tell me and I forget. Teach me and I remember. Involve me and I learn)’을 수놓았다고 합니다. 질 바이든 여사는 20여 년간 고등학교 교사로 일한 뒤 델라웨어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15년간 영어 교수로 재직한 바 있는 교육자인데요. 이에 교육자로서 소명과 신념을 대표하는 글귀를 쓴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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