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젤리나 졸리가 경매에 내놓은 38억 원 그림의 정체는?

할리우드 배우이자 인권운동가인 안젤리나 졸리가 31일 크리스티 경매에 그림을 한 점 내놓을 계획이라는 것이 알려지며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안젤리나 졸리가 내놓은 그림은 바로 전 남편인 브래드 피트에게 선물 받은 것입니다. 브래드 피트는 예술 애호가로도 유명한데요. 그의 못 말리는 예술품 수집이 이혼의 한 이유가 되었을 수도 있다는 추측이 나올 만큼 예술계에서는 큰손 컬렉터로 유명한 인물입니다. 브래드 피트는 2011년 아내였던 졸리에게 이 그림을 선물했는데요. 이국적인 풍경과 평화로운 분위기가 특징적인 풍경화였습니다.

이 그림의 제목은 ‘쿠투비아 모스크의 탑입니다. 그리고 이 그림의 작가는 더욱 유명한 인물인데요. 바로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났을 당시 영국의 총리로서 영국군을 지휘한 윈스턴 처칠이었습니다. 사실 윈스턴 처칠을 정치가로만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요. 전쟁 경험을 바탕으로 쓴 책 <2차 세계 대전>으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위대한 작가이며, 살아 생전 최소 500점 이상의 그림을 그린 아마추어 화가이기도 했습니다.

쿠투비아 모스크의 탑은 윈스턴 처칠이 제2차 세계 대전 동안 그린 유일한 그림인데요. 1943년 제3차 전쟁지도회의(카사블랑카 회의) 직후 그린 것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114일에서 24일까지 이어진 이 회의에서는 미국과 영국, 그리고 다른 연합국들이 모여 전쟁 계획을 세웠는데요. 회의가 끝난 후 당시 처칠 총리는 미국 대통령 루스벨트를 초청해 마라케시를 방문했습니다. 마라케시의 풍경에 감명받은 처칠 총리는 우정의 제스처로 기 도시의 전경을 그림으로 그려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선물로 건냈습니다.

이후 이 그림은 여러 소유자를 거쳐 브래드 피트가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안젤리나 졸리에게 선물로 주게 되는데요. 브래드 피트가 윈스턴 처칠의 그림을 구매해 안젤리나 졸리에게 준 것에는 이유가 있다는 분석입니다. 안젤리나 졸리는 2008년 영화 <원티드>를 촬영하며 팔 안쪽에 새긴 ‘TOIL(수고)’ 그리고 ‘TEARS(눈물)’이라는 문신을 공개했는데요. 이는 1940년 처칠 수상이 새 정부 구성을 앞두고 열린 의회 연설에서 쓰인 단어로 우리는 피, 수고, 눈물, 그리고 땀 밖에는 달리 줄 것이 없다(We have nothing to offer but blood, toil, tears and sweat.)’라는 유명한 구절에서 딴 것입니다. 그리고 영화 <원티드>가 정의와 관련된 영화라고 생각해 문신 또한 이 부분에 중점을 두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히기도 했죠. 이어 일반적으로 새 영화를 찍을 때는 이전 문신을 지우고 촬영에 들어가지만 나는 오히려 문신을 추가했다며 이 구절, 그리고 윈스턴 처칠의 사상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20213월 이 그림은 크리스티 경매에 부쳐질 예정인데요. 이 그림은 210만 달러에서 34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236천만원에서 382천만원 정도의 가격대를 형성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한편 윈스턴 처칠의 작품이 경매에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요. 처칠이 그린 차트웰의 금붕어 연못은 무려 18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3131억 원에 낙찰되며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만약 이번에 나온 ‘쿠투비아 모스크의 탑이 이 가격을 넘어설지도 초미의 관심사인데요. 과연 윈스턴 처칠이 제2차 세계 대전 때 그린 유일한 그림이 어느 정도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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