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향집 안 부러워' 태양을 따라다니는 공중부양 주택

주거 공간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향'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중에서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것은 바로 남향이죠.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고, 일조량이 풍부해 식물을 키우기도 좋습니다. 하루의 3분의 1인 8시간 동안 해가 들어오기에 집을 선택할 때 큰 장점이 됩니다. 방향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바로 전망입니다. 같은 지역의 같은 크기 아파트라도 한강 조망권에 따라 많게는 수억 원씩 집값이 차이 나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조망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리고 방향과 조망을 다 잡은 한 주택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바로 이탈리아 카스텔누오보마그라에서 위치한 '플라잉 하우스'입니다. 플라잉 하우스는 은퇴한 건축업자인 아눈치오 라고마르시니(Annunzio Lagomarsini)가 지은 것인데요. 건축 회사에서 일하며 건축, 구조, 그리고 엔지니어링에 대해 공부한 후 자신의 집을 직접 지어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이후 건축은 1987년에서 1994년까지 총 7년 동안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플라잉 하우스'라는 이름대로 이 집은 마치 공중부양을 하는 것처럼 붕 떠있는 형태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 집을 떠받치고 있는 것은 가위 모양의 철근 구조물인데요. 집의 높이를 자유자재로 만들 수 있는 유압장치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라고마르시니가 이 집을 공중 부양시킨 것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바다 조망 때문이었죠. 이 집은 지상에서 4.2미터 높이에 있다고 하는데요. 라고마르시니에 따르면 바다가 보일 때까지 이 집의 높이를 높일 생각이었다며 실제로 이 집은 4.2미터 더 올라갈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집은 마치 전망대처럼 360도로 회전할 수 있는 기능도 있는데요. 완전히 회전하는 데는 54분이 걸리며 회전하다 중간에 멈출 수도 있습니다. 그가 이렇게 회전할 수 있는 집을 만든 것에는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고 하네요. 라고마르시니의 아버지는 말년에 언덕 위에 있는 집에 사셨는데요. 움직임이 불편하신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의자를 가지고 다니며 햇빛을 찾아다니셨죠. 이에 그는 '햇빛을 찾아다니는 집'을 짓고 싶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이 집을 회전시키며 아내와 하루 종일 햇빛을 만끽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2012년 이 집에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그는 집의 정비를 하고 있었고, 실수로 집 아래에 있는 철근 구조물에 있는 피스톤과 엔진을 폭파시킨 것이었죠. 이에 현재 이 집은 회전하지도, 위로 올라가지도 않는 상태라고 하네요. 

물론 현재 이 집은 아이디어대로 움직이지는 않지만 기존의 건축 관념을 깨트리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아 조망과 방향을 모두 잡은 라고마르시니의 도전 정신이 돋보이는 건축물이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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