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브랜드에서 출시한 90만 원짜리 스웨터가 욕먹고 삭제된 이유는?

'토리 버치'를 아시나요? 토리 버치는 미국의 패션 디자이너이자 사교계 명사인데요. 그녀는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를 2004년 오픈하며 지금까지 승승장구해왔습니다. 특히 토리 버치의 발레리나 플랫 슈즈는 많은 여성들에게 사랑받았는데요. 미국의 유명한 경제지 포춘에서는 이 플랫 슈즈를 캘빈클라인의 브리프 팬티, 라코스테의 테니스 셔츠와 함께 3대 히트 아이템으로 선정하기도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토리 버치. 그러나 얼마 전 토리 버치는 구설수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바로 2021 봄 컬렉션 제품 때문이었습니다. 과연 이 의상은 왜 많은 네티즌들의 표적이 된 것일까요?

토리 버치에서 공개한 것은 튜닉 스타일의 스웨터였습니다. 이 스웨터에는 기하학무늬의 자수가 검은색, 그리고 오렌지색으로 놓여져 있었죠. 에스닉한 분위기의 이 스웨터는 따뜻한 색감과 빈티지한 매력으로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는데요. 그러나 이 스웨터는 곧 논란의 중심에 놓였습니다. 바로 이 디자인은 다른 나라의 전통 의상과 쏙 빼닮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스웨터의 이름은 '바하에서 영감을 받은 튜닉(Baja-Inspired Tunic)이었습니다. 여기서 '바하'는 멕시코의 지명인데요. 이곳의 정식 명칭은 '바하칼리포르니아'이며 바하는 멕시코와 미국의 접경지역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스웨터가 멕시코의 전통 의상을 닮은 것이었을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 스웨터는 포르투갈의 전통의상 디자인을 차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토리 버치 스웨터가 차용한 디자인은 1800년대부터 포르투갈의 뱃사람들이 입던 전통의상과 비슷하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특히 이 의상은 포르투갈 북부에 있는 해안 도시인 포보아드바르징에서 주로 입었는데, 이곳에 살던 뱃사람들과 뱃사람들의 가족들은 특별한 날, 혹은 순례길을 떠날 때 이 옷을 입었고, 이제는 이 옷에 있는 자수가 포보아드바르징의 상징이 되었으며, 포보아드바르징의 관광기념품에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런 주장이 지속되자 토리 버치에서는 '스웨터 튜닉(Sweater Tunic)'으로 스웨터의 이름을 바꿨습니다. 이에 네티즌들은 토리 버치의 뻔뻔한 대응에 더욱 분노했고, 결국 토리 버치는 사과문을 공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토리 버치는 '실수를 인정하며 모든 책임을 지겠다'라고 밝혔고, '포보아드바르징과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자사의 웹사이트에서 이 제품을 완전히 삭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럼에도 많은 네티즌들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합니다. '문화 도용뿐만이 아니라 디자인 도용' '토리 버치에 실망했다' '디자인을 가져왔으면 사실대로 말하세요' 등의 반응이 눈에 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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