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관계자들이 가장 신경을 많이 쓰는 것을 무엇일까요? 비행기의 지연, 기내 서비스의 만족도, 기내식의 품질 등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바로 안전입니다. 비행기라는 교통수단의 특성상 한번 사고가 나면 많은 인명 사고가 발생하기에 철저한 짐 검사는 물론 몸수색도 게을리하지 않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가 나쁜 마음을 먹는다면 끔찍한 일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 '누군가'를 잡아내는 것도 공항 보안 검색대의 중요한 임무라고 할 수 있겠죠.
과연 공항에서는 어떤 기준으로 수상한 사람들을 잡아내는 것일까요? 뭔가 특별한 비법이라도 있는 걸까요? 얼마 전 이 비법으로 보이는 서류가 누출되며 큰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바로 TSA(미국 교통 보안청) 직원들의 교육자료입니다. 이 자료의 이름은 '관찰 기법을 통한 승객 조사(Screening of Passengers by Observation Techniques, SPOT)입니다.
관찰 기법을 통한 승객 조사에 따르면 특정 행동을 하는 사람들은 추가 조사를 받을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먼저 걸어가면서 휘파람을 불거나 목청을 자주 가다듬는 등 특정한 소리를 지속적으로 내는 경우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하품을 많이 하거나 눈을 자주 깜빡이고, 바닥을 보고 걷는 행동 또한 수상한 행동으로 분류하고 있네요. 실제로 눈을 자주 깜빡이거나 바닥을 보고, 헛기침을 하는 등의 행동은 긴장할 때 나타나는 태도인데요. 이런 행동을 통해 수상한 인물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또한 다른 승객들보다 짐이 많거나 옷 속에 부피가 큰 물건을 담고 있는 경우, 표정이 굳어 있거나 과장되게 웃거나 말하는 사람들도 의심을 살 수 있는 행동입니다. 조사에 따르면 비행 탑승시간에 딱 맞춰 오는 사람들도 TSA 직원에 의해 의심받을 수 있다고 하네요.
관찰 기법을 통한 승객 조사는 지난 2007년 처음 도입되었습니다. 이는 심리학자 폴 에크만(Paul Ekman)의 얼굴 동작 부호화 시스템(Facial Action Coding System)을 기반으로 설계된 것이죠. 이 시스템은 얼굴의 아주 미세한 표현을 통해 인간의 감정을 식별할 수 있다는 연구입니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은 도입 이후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비판받고 있습니다. 바로 이 프로그램이 인종차별을 유발한다는 것이었습니다. 2012년에는 보스턴에 있는 TSA 직원들이 이 프로그램으로 추가 조사를 받은 사람들의 80%가 소수민족이었다고 밝혔고, 이후 이 프로그램은 효과적이라는 증거가 없다는 보고서가 두 건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주장에 대해 TSA의 대변인은 '의심스러운 행동에 주목하는 것은 전 세계 보안요원들이 사용하는 상식적인 접근법'이라고 주장했는데요. '단 한 가지 행동으로 추가 검사를 받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행동들이 많아진다면 추가 검사를 받을 확률이 높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