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해가던 구찌 살려낸 디자이너를 위한 특별한 전시 (+입장 방법)

1994년부터 2004년까지 구찌는 디자이너 톰 포드의 진두지휘 아래 급격히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톰포드는 20세기 말 세계 최정상의 디자이너라는 수식어를 얻었죠. 그러나 톰포드가 떠나고 몇 년 후 구찌에 새로운 CEO가 임명되며 구찌는 점차 뒤처지는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나이 들어 보이는 이미지, 구닥다리 같은 디자인으로 실적 부진은 이어졌습니다. 이런 구찌를 살린 인물이 있었습니다. 바로 2015년 구찌의 수장이 된 알레산드로 미켈레입니다. 이후 구찌의 2015년 매출은 전년 대비 15%, 2016년에는 17% 급등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가장 핫한 명품 브랜드'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이제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구찌의 수장이 된지 햇수로 7년이 되었는데요. 그동안 미켈레의 업적을 정리하고, 구찌의 10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특별한 전시회가 열려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전시회의 제목은 바로 '아키타입(Archetype)'입니다. 그리고 이 전시회에는 패션뿐만이 아니라 예술, 음악, 뷰티 등이 다양한 매체로 포함되어 공간을 채우고 있습니다.

이 전시회가 열리는 곳은 이탈리아 피렌체 시뇨리아 광장에 위치하고 있는 메르칸지아 궁전입니다. 구찌에서는 지는 2017년 메르칸지아 궁전에 '구찌 가든'이라는 복합 문화 전시공간을 오픈했는데요. 이 공간을 통해 브랜드의 철학과 아이덴티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공간에 '아키타입' 전시회가 열리는데요. 이 전시회를 통해 미켈레가 선보인 캠페인 15개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15개의 캠페인은 그가 구상한 캠페인들 중 가장 예술적이고 창의적인 것들만 엄선했다고 하네요. 그렇다면 이 전시 공간을 함께 만나보겠습니다.

먼저 전시회를 보기 위해서는 계단을 거쳐야만 합니다. 이 계단의 벽에는 2018 프리폴 콜렉션을 상징하는 그라피티가 있는데요. 이 2018 프리폴 컬렉션은 1968년 5월 파리에서 열린 학생 혁명에 대한 경의를 표한 것이었습니다. 1층에는 유리로 만들어진 전시장이 있는데요. 이곳에는 1,400마리의 나비가 있으며 110개의 빅토리아 시대의 가발, 182개의 뻐꾸기시계 그리고 420켤레의 스니커즈가 마치 예술작품처럼 전시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전시는 2018년 선보인 '구찌 콜렉터스' 캠페인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2018년 봄/여름 컬렉션에 관련된 전시물도 있습니다. 바로 스페인 출신의 아티스트 이그나시 몬레알(Ignasi Monreal)이 직접 손으로 그랜 벽화였습니다. 이 벽화는 벽 뿐만이 아니라 천장까지 이어져 있는데요. 이 벽화를 그리는데 무려 900시간이 걸렸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 전시를 보기 위해서 꼭 이탈리아로 가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전시회는 메타버스 플랫폼은 '로블록스'에 구현되어 있기에 대한민국에 살면서도 이 전시회를 통해 미켈레의 업적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용자는 로블록스 앱에서 '구찌 가든(Gucci Garden)'을 검색한 후 입장할 수 있으며 한 서버당 30명씩 입장이 가능합니다. 입장과 동시에 기존의 아바타는 마네킹이 되는데요. 곳곳을 이동하며 아이템을 얻듣 물품을 입어볼 수 있습니다. 2주간 열리는 이 전시는 오픈한 지 4일 만에 760만 명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죽어가던 브랜드를 살려놓은 알레산드로 미켈레의 7년 간의 여정. 그의 디자인 실험과 과감함, 그리고 창의성에 영감을 받고 싶다면 이 전시를 둘러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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