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사는 거야?' 실제 명품 가방보다 더 비싸다는 '아바타'의 명품 가방

'메타버스(Metaverse)'라는 단어를 들어보셨나요? 메타버스는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인데요. 인터넷 등의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의 벽이 허물어진 것을 뜻합니다. 메타버스를 더 쉽게 말하면 '아바타로 살아가는 세상'이라고 말할 수도 있죠. 현재 여러 연구에 따르면 세계 경제 규모가 메타버스로 인해 향후 10배 정도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있기도 한데요. 그만큼 메타버스는 미래를 설명하는 중요한 키워드 중의 하나입니다. 

사실 메타버스는 우리에게 그리 낯설지 않은 분야입니다. 온라인 게임에서 키우는 캐릭터나 돈을 주고 구매한 '도토리'로 싸이월드 아바타의 옷을 사는 것 등이 메타버스의 초기 형태라고 할 수 있죠. 그러나 요즘은 더욱 적극적인 형태의 메타버스가 출현하고 있는데요. '로블록스'도 그중의 하나입니다.

로블록스는 가상현실 속 아바타를 움직여 다양한 활동을 하는 서비스입니다. 누구나 스스로 가상세계를 만들고 게임을 즐길 수 있죠. 누구나 이모티콘을 만들어 카카오를 통해 팔 수 있듯이 로블록스에서는 누구나 아바타 관련 아이템을 만들어 전 세계 이용자 2억 명에게 팔 수 있습니다. 현재 로블록스 플랫폼 안에는 5천만 개의 가상현실이 만들어졌다고 하는데요. 이 아이템이 팔리면 로블록스와 수익을 나누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로블록스를 활용해 기가 막힌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한 명품 브랜드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바로 구찌입니다.

구찌에서는 지난 5월 중순 로블록스에 '구찌 가든'이라는 가상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이 가상공간은 2주간 한시적으로 운영되었으며 가상공간을 통해 아바타 아이템을 판매하기도 했는데요. 아이웨어, 향수병, 모자, 가방 등이 한정판으로 출시되었으며 약 5달러라는 가격표를 붙이기도 했죠. 물론 가상공간에서 이뤄진 한정판 제품이었지만 이 제품의 가치는 디오니소스 실물 백의 가치를 뛰어넘었습니다. 엄청난 리셀가가 형성된 것이었죠. 심지어 벌이 그려져 있는 한 디오니소스 가방은 4,115달러, 우리 돈으로 약 450만 원에 거래되며 90배의 가격 상승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실물 디오니소스 가방은 사이즈에 따라 가격이 다릅니다. 슈퍼미니 사이즈는 130~140만 원대, 미니 사이즈는 210~250만 원대, 스몰 사이즈는 290~390만 원대, 미디엄 사이즈는 300만 원 이상인데요. 로블록스에서 판매된 '가상 디오니소스'는 이를 훨씬 뛰어넘은 가격에 거래되며 큰 화제가 된 것이었죠. 현재 로블록스에서는 디오니소스 가방뿐만이 아니라 '구찌 와이드 브림 펠트 햇' '크리스털 디테일의 구찌 선글라스' '구찌 헤드밴드' '구찌 스파이크 바스켓볼 백' '구찌 GG 마몽 백' '구찌 다이아몬드 프레임 선글라스' 등이 재판매되고 있으며 로블록스 유저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한편 메타버스를 활용한 럭셔리 브랜드는 구찌뿐만이 아닙니다. 루이비통에서는 게임 리그오브레전드의 사용자를 위한 아바타용 의상과 트로피를 디자인했으며, 발렌티노는 닌텐도 게임 동물의 숲에서 패션쇼를 했습니다. 버버리는 자체 플랫폼 비서프를 출시했는데요. 비서프에서는 게임 캐릭터가 버버리 옷을 입고 경주를 합니다. 현재 럭셔리 브랜드에서는 이 메타버스를 활용해 Z세대의 관심을 끌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2025년이 되면 세계 명품 소비의 45%가 Z세대로부터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있기 때문이죠. 

물론 메타버스가 한 때의 인기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과연 메타버스는 패션계의 미래가 될 수 있을까요? 아니면 반짝이는 인기로 끝나버릴까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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