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의 세계에서는 무조건 소비자의 관심을 끌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가장 흔하게 등장하는 방법은 바로 '섹시 마케팅'이죠. 섹시 마케팅의 역사는 매우 오래됐는데요. 1870년 담배 회사에서는 담배 판매를 증가시키기 위해 섹시한 여성을 담뱃갑에 넣었고, 1971년 내셔널 에어라인에서는 승무원과의 성적인 은유를 암시하는 'Fly Me' 캠페인 이후 승객이 23% 늘기도 했죠. 2000년대 초중반 큰 인기를 끌었던 란제리 브랜드 빅토리아 시크릿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들은 섹시한 모델들을 전면에 배치하며 섹시 마케팅을 벌였고 이는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그러나 이런 섹시 마케팅은 전 세계적으로, 특히 중국에서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중국에서는 남성과 여성의 인식에 관한 변화가 한창인데요. 유고브(YouGov)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2015년 '여성과 남성은 평등하다'는 말에 42%의 응답자가 강하게 동의한 반면 2021년에는 이 수치가 53%까지 올라갔다고 하네요.
그렇다면 현재 '섹시함' 대신 중국 여성 소비자들에게 더욱 영향을 미치는 가치는 무엇일지 함께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1. 내적 자아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에서는 여성의 아름다움에 기여하는 요소에 대한 설문조사(복수응답)를 실시했습니다. 그리고 이 설문조사에 따르면 행복, 품위, 자신감, 친절이 여성을 아름답게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답변이 나왔죠. 여기에 '섹시함'은 높은 순위를 차지하지 못했습니다. 단지 55%의 응답자들만이 섹시함이 여성을 매력적으로 만드는 요소라고 답했죠. 이는 일본의 뷰티 브랜드인 SK-II의 마케팅에서 잘 보여지고 있습니다. SK-II에서는 중국 시장에서 여성 수영 선수이자 국민 영웅인 류샹을 광고 모델로 기용했는데요. 광고 영상에서 류샹은 자신의 외모를 칭찬하며 이에 대한 SNS의 관심을 상징하는 바다 괴몰을 만나게 되고, 자신이 원하는 것은 외모에 대한 칭찬이 아니라 '수영 선수'로서의 커리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 영상의 캐치프레이는 바로 '외모는 1초 만에 판단되지만, 성과는 평생을 간다'였습니다.
2. 젊음
입소스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65%의 중국인 응답자들은 여성의 아름다움에 있어서 '젊음'이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글로벌 설문 결과의 두 배에 해당하는 수치이죠. 이를 잘 보여주는 것은 바로 뷰티 비즈니스입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딜로이트에 따르면 중국 뷰티 시장은 2019년 270억 달러로 평가되었으나 2023년에는 48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또한 중국에서는 서양과는 달리 가슴이나 엉덩이 확대술보다는 쌍꺼풀 수술 등이 전체 성형수술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죠.
3. 기능성
중국 란제리 시장은 사회가 개방되며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초반 중국의 란제리 시장은 '섹시함'으로 승부를 봤지만 지금은 조금 달라진 양상입니다. 바로 '편안함'과 '기능'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중국에서는 현재 와이어리스 브라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하네요. 이는 뷰티 시장에도 해당되는 것입니다. 현재 중국의 뷰티 시장에서 스킨케어 시장은 색조 화장 시장의 다섯 배에 달하고 있죠.
앞으로도 중국 시장에서는 '섹시함'이 아닌 다른 요소들을 부각시킨 마케팅이 더욱 인기를 끌 것 같은데요. 많은 브랜드들은 일차원적이고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섹시 마케팅보다는 포괄성과 다양성 등을 고려해 진화하는 소비자 정서를 만족시켜야 할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