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다고 소문난 '빅토리아 시크릿 모델'이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빅토리아 시크릿(Victoria's Secret)'이라는 브랜드를 아시나요? 미국, 그리고 전 세계의 란제리 시장에 대한 개념을 바꿔놓았으며 섹시 란제리를 표방했던 브랜드입니다. 이 브랜드는 미국 속옷 시장의 1/3을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죠. 빅토리아 시크릿은 패션쇼로도 유명한데요. 최정상급의 모델을 섭외해 매우 화려한 란제리와 날개를 입히고, 활기차고 트렌디한 음악과 함께 파티처럼 패션쇼를 진행해왔습니다. 2000년대 중후반까지 미국 속옷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던 빅토리아 시크릿. 그러나 세상이 바뀌며 이 브랜드는 더 이상 핫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앤젤'이라 불리던 빅토리아 시크릿의 모델들은 평균 신장 177.8cm, 체중은 50.8kg, 허리둘레는 24인치였으며 대부분은 백인과 브라질 모델이었죠. 이에 빅토리아 시크릿이 유색인종을 차별하고, 브랜드에서 내세우는 정형화된 아름다움의 기준이 시대 문화적 흐름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최근 생겨난 미투 운동 등 여권 신장 움직임이 계속됨에 따라 여성을 성상품화시킨다는 의견도 더해지며 브랜드는 점점 몰락하기 시작했습니다.

빅토리아 시크릿의 최고 마케팅 책임자인 에드 라젝의 인터뷰 내용도 큰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는 패션 매거진 보그와의 인터뷰에서 '브랜드 차원엣 다양성을 확보할 계획이 있냐'라는 취지의 질문을 받았을 때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는 42분짜리 엔터테인먼트이고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광고가 아니기에 다양성을 확보할 계획이 없다'라고 밝힌 것이었죠. 그러면서 '트랜스젠더를 무대에 세우고 싶지 않으며, 플러스 사이즈 모델을 위한 TV 광고를 시도해봤지만 아무도 관심이 없었고 지금도 그렇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트랜스젠더와 플러스 사이즈 여성을 아름답지 않은 존재로 묘사했다는 비판이 거세지자 라젝은 자신의 발언이 경솔했다며 사과하기에 이르렀죠. 빅토리아 시크릿은 2018년 11월을 마지막으로 패션쇼를 폐지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후 빅토리아 시크릿에서는 2021년 6월부로 앤젤 제도를 폐지했습니다. 그리고 2021년 2월 최고경영자로 승진한 마틴 워터스는 한 인터뷰를 통해 빅토리아 시크릿의 변화에 대해 예고했는데요. 이제 '남성이 원하는 것을 논하기보다는 여성이 원하는 것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앤젤을 대신해 빅토리아 시크릿을 대표하는 7명의 앰배서더(홍보대사)를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VS 콜렉티브'라는 이름으로 활동할 예정인데요.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와 다양성, 그리고 포용성을 강조할 것이라고 하네요. 그렇다면 과연 7명의 'VS 콜렉티브'는 어떤 인물일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난민 출신 흑인 모델 - 아두트 아케치

생로랑, 발렌티노, 지방시 등의 브랜드의 런웨이에 서온 호주 출신의 모델 아두트 아케치입니다. 아케치는 남수단에서 태어나 유년시절 대부분을 케냐의 한 난민 캠프에서 보냈으며 이후 호주로 이민을 오게 되었다고 하네요. 아케치는 자신이 VS 콜렉티브로 선정된 것에 대해 자신의 인생에서 '정말 특별한 순간'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또한 개인의 개성을 존중하고 개인의 개성에 힘을 실어주는 모델로써 축복받은 것 같다고 밝히기도 했죠.

 

2. 배우 & 사진작가 & 언론인 - 아만다 드 카데넷

런던 출신의 배우, 사진작가, 언론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아만다 드 카데넷입니다. 그는 영국의 다양한 TV 프로그램에서 진행을 맡고 있으며 성별 간 격차를 좁히기 위한 디지털 플랫폼 '걸게이즈(Girlgaze)를 만들기도 했죠. 그는 '진정한 변화는 내면으로부터 나오고, 사람들의 집단적인 생각만이 문화를 바꿀 수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죠. 그는 '창의적이고 전문적인 능력을 활용해 여성의 진정한 대표성을 우선시하고, 빅토리아 시크릿 고위 지도부를 지원하겠다'라고 밝혀 단순히 모델로만 활동할 것이 아님을 드러냈습니다.

 

3. 중국 프리스타일 스키 선수 - 에일린 구

중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프리스타일 스키 선수인 17세의 에일린 구는 최연소 VS 콜렉티브로 선정되었습니다. 그는 2019년 이후로 수많은 스키 대회에 중국 국적으로 출전해왔습니다. 그는 빅토리아 시크릿에 '다른 영감을 주는 여성들과 함께 일하게 되어 영광스럽다'며 콜렉티브로 발탁된 소감을 밝혔는데요. '경계를 깨고 전 세계 여성들을 격려하고 옹호하겠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이야기와 경험을 공유하고, 다른 여성들에게 영감을 주고 싶다'며 앞으로의 활동 포부를 밝혔네요.

 

4. 미국 여자축구 대표팀의 동성애자 선수 - 메건 러피노

세 번의 월드컵 우승, 그리고 자신의 신념을 거침없이 밝히는 것으로 이미 '전설의 축구선수'가 된 메건 러피노. 메건 러피노는 '모든 여성들의 진짜 스펙트럼을 불 수 있는 공간을 창조할 수 있다는 것에 전율을 느낀다'며 자신이 콜렉티브가 된 것에 대한 소감을 밝혔습니다. 

 

5. 플러스 사이즈 모델 - 팔로마 엘세서

29세의 플러스 사이즈 모델 팔로마 엘세서는 심리학자가 되는 꿈을 가지고 뉴욕으로 이주했습니다. 그러나 스타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팻 맥그래스가 팔로마 엘레서를 캐스팅했고 지금까지 흑인, 플러스 사이즈 여성들을 대변하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는 패션계에 다양성이 있어야 한다고 솔직하게 주장하며 영향력 있는 모델이 되었죠.

 

6. 인도 출신 배우 - 프리앙카 초프라

프리앙카 초프라는 인도와 미국에서 자라왔습니다. 초프라는 원래 엔지니어가 꿈이었지만 한 발리우드 영화에 출연하며 그녀의 인생은 바뀌게 되었죠. 이후 미스 인도에서 우승하고, 이후 미스 월드에 선정되며 할리우드에서 영향력 있는 인도계 배우가 되었습니다. 

 

7. 브라질 출신의 트랜스젠더 모델 - 발렌티나 삼파이우

발렌티나 삼파이우는 1996년 브라질에서 태어났습니다. 현재 그는 트랜스젠더 모델로서는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죠. 그는 2014년 브라질의 런웨이에 데뷔한 뒤 주목받기 시작했으며 2년 뒤 로레알 파리의 런웨이에 서며 국제적인 관심을 끌었죠. 2017년에는 보그 파리의 커버에 등장한 최초의 트랜스젠더 모델이 되었고, 2019년에는 빅토리아 시크릿의 모델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변화된 빅토리아 시크릿의 모델로 다시 한번 브랜드를 대변하게 되었습니다. 

한편 배경과 직업, 인종이 다양한 이들은 브랜드 홍보뿐만이 아니라 이사회에도 참석해 목소리를 내게 되는데요. 과연 이런 변화로 빅토리아 시크릿이 다시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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