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학력 페미니스트' 코미디언이 돌연 노출 화보 찍고 욕먹은 이유는?

'섹시함'이란 무엇일까요?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고 선정적인 표정과 포즈를 취하는 것이 섹시함 인 걸까요? 얼마 전 중국에서는 한 코미디언의 섹시 화보가 공개된 후 이 질문에 대한 토론이 폭발적으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중국의 한 남성잡지에는 코미디언 리 쉐친의 섹시 화보가 실렸습니다. 리 쉐친은 중국의 명문대인 북경대학교를 졸업한 후 코미디언이 되었는데요. 중국의 가부장제와 남성 우월주의에 대한 재치 있는 농담으로 유명해졌습니다. 리씨는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지칭한 적은 없지만 많은 여성들과 페미니스트들은 그녀의 개그에 열광했는데요. 이에 리씨는 '페미니스트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 널리 알려졌죠.

이런 인식으로 인해 리씨의 섹시 화보는 많은 네티즌들의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리씨를 위선자라고 불렀고, 또 어떤 사람들은 리씨가 '자신만의 섹시함'을 배신했다고도 말하고 있는데요. 이들은 리씨가 섹시한 것은 '몸'이 아닌 '재치' 덕분이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 네티즌은 Q&A 커뮤니티 쯔후를 통해 '(리씨의 화보는) 여성들을 모욕했다'라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이 잡지는 여성들이 어떤 장점이나 특징이 있더라도 자신의 가치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몸을 노출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그것은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페미니스트 연구원이자 서우두사범대학의 교수인 황린은 섹시함은 단순히 노출이 많은 옷을 입고 남성들에게 어필하는 사진을 찍는 것 이외에도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섹시함에 대한 정의는 이전에 가부장제 문화에서 정의된 것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다'면서 '양성적이거나, 멋져 보이거나, 똑똑한 것 또한 섹시함의 범주에 들 수 있다'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모두가 리씨의 화보에 실망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누가 벗으라고 강제로 시킨 것도 아니고 자신이 주체적으로 섹시 화보를 찍은 것은 전혀 비판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의견이었죠. 

리씨는 화보 촬영에 대한 자신의 경험에 대해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그는 평소 자신은 헐렁한 티셔츠에 슬리퍼를 신는 것이 자신의 패션 스타일이기에 어떻게 섹시한 포즈를 취해야 할지도 몰라서 매우 긴장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사진작가는 '가장 불편한 자세로 포즈를 취해보라'라고 조언했고, 그는 이 조언을 따라 사진 촬영을 무사히 마쳤다고 하네요. 

한편 리 쉐친은 북경 대학교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학과를 졸업한 후 창의적인 영상을 만들어 중국판 틱톡인 더우인에 올리기 시작하며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녀의 영상이 본격적으로 알려진 것은 중국의 가수이자 아이돌인 크리스 우(Kris Wu)가 리씨의 영상을 극찬한 이후에서였는데요. 이후 그녀의 더우인 팔로워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고,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서의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리씨는 여성의 독립을 옹호하고 '나 자신으로 살겠다'는 메시지를 던지며 특히 20~30대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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