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치마를?' 초등학생 아들이 치마 입고 학교 가자 벌어진 일

여러분이 초등학생 아들을 한 명 키우고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이 초등학생 아들은 평소 치마 입는 것을 좋아했는데요. 집에서 치마를 입고 지내다 학교에도 치마를 입고 가고 싶다고 말합니다. 여러분은 아들에게 어떤 선택권을 주실 건가요? '치마는 여자들이 입는 거야'라며 아들을 만류하실 건가요? 아니면 '치마는 집에서만 입고 학교에는 바지를 입고 가자'라며 아들을 회유할 건가요? 혹은 아들의 의견을 존중해 학교에 치마를 입고 가도록 해줄 건가요? 정확히 이 상황에 놓인 한 아버지의 경험담이 SNS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버지의 선택에 대해 많은 네티즌들은 저마다의 의견을 내고 있는데요.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났을지, 아버지의 선택은 무엇이었을지 함께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사건은 중국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중국의 문답 사이트 쯔후(Zhihu)에는 아버지 탕씨의 경험담이 올라왔습니다. 탕씨의 아들은 평소 치마 입는 것을 좋아했고, 학교에 치마를 입고 가고 싶다고 탕씨에게 말했습니다. 탕씨 부부는 아들의 의견을 존중했고, 아들에게 '치마를 입고 가면 주목 받을 것'이라고 미리 경고했죠. 

탕씨 부부의 예측은 딱 들어맞았습니다. 아들의 친구들은 아들을 놀렸고, 심지어 치마를 들어 올리는 아이들도 있었죠. 선생님들은 아들이 '부적절한 옷'을 입었다며 아들을 탓하는 말을 했죠. 그날 아들은 집에 돌아와 자신에게 일어났던 일에 대해 이야기하며 펑펑 울었다고 하네요. 탕씨는 '선생님이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다'라고 밝히며 '선생님의 의견도 존중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사실 탕씨도 자신의 아들이 치마를 입고 학교에 간다고 했을 때 뭔가 복잡 미묘한 감정을 느꼈다고 하는데요. 그러나 치마 입는 것을 반대할 이유는 없었습니다. 

이 사건이 널리 알려지자 네티즌들 또한 엇갈린 평가글 내고 있습니다. 어떤 네티즌들은 탕씨가 아들을 '왕따'에 노출시켰다고 하는데요. 왕따는 중국 내에서도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기에 탕씨가 무모하고 무책임한 행동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아들은 자신이 어떤 위험을 자초했는지 전혀 모른다'면서 '아들이 외부의 압박에 대처할 수 있었을까?'라고 질문했죠. 

또 어떤 네티즌들은 '옷 입기와 같은 일에 성고정 관념 잣대를 들이밀어서는 안 된다'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아이들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정하는 기준으로 성별이 사용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치마를 입었다는 이유로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사건이 있었을 때 교사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부적절한 의상'이라는 의견을 내는 대신 '포용성, 다양성'에 대해 아이들에게 말하는 것도 좋았을 것 같다며 아쉬움을 표현하고 있네요. '다른 점으로 인해 괴롭힘을 당하는 것은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 괴롭히는 사람의 잘못'이고 '괴롭힘이 발생했을 때 남들과 같아지라는 요구 대신 아이를 보살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한편 이 사건에 대한 해시태그는 700만 회 이상 조회수를 얻으며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성역할과 성별의 차이에 관한 토론을 촉발했습니다. 사실 요즘 많은 연예인들은 성 중립적이거나 크로스 젠더 복장을 선택하고 있는데요. 이는 젊은 남성들이 대중문화에서 전통적인 성에 대한 이미지에서 탈피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중국판 프로듀스 101'으로 불리는 '창조영 2019' 우승자로 화제를 모았던 아이돌 가수 주진남은 얼마 전 엘르 차이나 매거진에 출연해 치마를 입었으며, 최근에는 아이돌이자 배우인 왕이보, 차이쉬쿤, 그리고 루한이 치마를 입고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일반인들이 치마를 입고 활보하는 세상이 아직까지 온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 사건은 고정관념적인 태도가 완전히 뒤엎어지지는 않지만 적어도 성규범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는 것은 보여주고 있는 것 같네요. 최근 학교와 사회 전반에서 다양성과 포용성에 대한 더 많은 토론이 이뤄지고 있기도 하죠. 현재 Z세대와 젊은 소비자들은 엄격한 사회적 역할에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자유와 다양성을 더 인정하고 있는데요. 아마 10년 후에는 사회가 급진적으로 변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치마를 입고 학교에 간 소년. 그리고 이를 둘러싼 각종 논란. 여러분은 이 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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