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로또 1등에 당첨되었다는 사실을 상상해본 적이 있으신가요? 생각만 해도 기쁜 일일 것 같습니다.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만약 로또 1등에 당첨되었다면 어떻게 행동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도 마련해두었는데요. 그만큼 많은 사람들의 로또에 대한 열망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로또 1등 당첨자의 신원이 노출되지 않고 있는데요. 다른 나라에서는 복권마다, 혹은 지역에 따라 이 규정이 다릅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 애리조나, 뉴저지, 캔자스 등 11개 주에서는 복권 당첨자들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을 수 있지만 나머지 주에서는 복권 당첨자의 신원을 반드시 공개해야 하죠. 중국 또한 복권 당첨자는 언론 카메라 앞에서 홍보용 사진을 찍어야만 합니다. 이에 신원이 노출될 수 밖에 없는 구조이죠.
사실 복권 당첨자의 사진을 찍고 신원을 공개하는 것은 일반인들이 '나도 복권에 당첨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듭니다. 복권이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라 나에게도 기회를 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부작용도 있습니다. 복권 당첨자들이 범죄에 노출될 수도 있는 것이죠.
이런 상황으로 인해 중국 내에서는 매우 독특한 풍습이 생겼습니다. 바로 변장을 한 채 복권 당첨금을 수령하러 가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20년 동안 중국의 복권 당첨자들은 유명 캐릭터 복장을 하고 나타나거나 가면, 혹은 전신 동물 의상을 입고 나타났는데요. 이는 복권 당첨금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2015년 JTBC의 예능 프로그램 <비정상회담>에서 중국 대표로 나왔던 장위안은 복권 당첨자는 당첨금을 도둑맞을 위험이 있기에 이런 현상이 생겼다고 설명했는데요. 실제로 예전에 복권 당첨자의 집에 도둑이 든 적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사진을 찍을 때 가면을 쓴다고 밝히며 패널들의 놀라움을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복권 당첨자 가면 중 가장 유명한 것은 2016년 광시에서 당첨된 한 남성이 썼던 원숭이 가면이었습니다. 그는 2억 6천 4백만 위안, 우리 돈으로 약 460억원의 당첨금을 수령했는데요. 이 금액은 당시 중국에서 당첨된 복권 당츰금 중 다섯 번째로 많은 금액이었습니다. 사실 이 가면은 이 남성의 것이 아니었고, 지역 복권 센터에서 제공한 것이라고 하는데요. 그가 받았던 당첨금보다 그의 가면이 더욱 화제가 되었죠.
디즈니 영화 <빅 히어로>의 베이맥스로 분장한 남성도 있었습니다. 이 남성은 2015년 4월에 당첨금을 수령하려 왔는데요. 귀여운 코스튬으로 큰 화제가 되었죠. 그는 1억 7천 200만 위안, 우리 돈으로 약 300억원의 당첨금을 수령했습니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아내가 베이맥스 분장하는 것을 강요했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아내는 오랫동안 연락도 닿지 않았던 친척들이 당첨금을 나눠달라고 말할 것 같아서였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