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조 4천억 원 쏟아부었다' 애플 사옥 잡겠다며 작정하고 본사 짓는 중국 기업

중국 최대의 종합 인터넷 회사이자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의 모기업 텐센트를 아시나요? 텐센트는 2017년 삼성전자의 시가 총액을 앞질렀으며 현재 삼성전자 시가 총액의 1.6배에 달하고 있는 거대 기업 중의 하나입니다. 

텐센트는 3년 전인 2018년 4월 신사옥을 설립하며 중국 최대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드러냈습니다. 신사옥은 50층, 39층짜리 빌딩 두 개가 다리로 연결되어 있는 모습인데요. 마화텅 텐센트 회장이 강조하는 '연결성을 잘 보여주는 건축물로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 건축물은 아마존과 구글 신사옥을 설계한 세계적인 건축가 로며트 맨킨의 NBBJ 건축회사가 설계를 맡기도 했는데요. 이 신사옥을 짓기 위해 5억 9,9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6,700억 원을 투자하며 통 큰 면모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렇게나 많은 돈을 쓴 텐센트가 또 하나의 사옥 짓는다고 밝히며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번에 짓는 사옥은 단순한 '빌딩'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바로 대학교처럼 하나의 '캠퍼스' 혹은 '도시를 만든다는 거대 계획이었습니다. 이 프로젝트의 이름은 '넷 시티(Net City)'입니다. 넷시티는 현재 텐센트의 본사가 위치하고 있는 선전의 다찬베이터미널 근처에 지어질 예정이며, 40만 평이 넘는 부지에 세워진다고 하는데요. 이는 뉴욕의 맨해튼 미드타운, 혹은 자금성의 2.5배 정도의 크기입니다. 그리고 지난달 이 프로젝트의 첫 삽을 뜨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넷 시티가 주목받는 이유는 바로 이곳의 '지속가능성' 때문입니다. 이 프로젝트를 설계한 NBBJ의 건축가 조나단 워드는 이곳이 '자동차와 기계가 아닌 자연과 사람이 중심이 되도록 설계되었다'라고 밝혔는데요. 이에 '자연에 기반을 둔 기능들이 개발 과정에서 널리 사용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어 콘크리트 건물에서 빗물이 흘러 이를 바닷로 보낸다면 환경이 오염되지만 넷 시티에서는 해변가에 맹그로브 나무를 심어 이 빗물을 흡수할 예정이라고 하네요. 

이곳에는 사무실과 직원들의 거주 공간, 학교, 소매점, 공원 등이 생길 예정입니다. 넷시티의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는 사람이 운전하는 차가 다니지 않는 공간인데요. 이에 이곳에는 넷 시티 구석구석을 연결하는 녹색 회랑을 조성해 보행자, 자전거, 자율주행차가 편리하게 오갈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이곳이 완성되면 약 8만 명의 주민들과 직원들을 수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곳은 지하철을 이용해 선전의 중심부까지 이어져 있기에 교통 편의성도 높습니다. 또한 이곳은 '인터넷 분산 통신망' 기술을 반영해 최첨단 도시로 설계될 예정입니다. 모든 것이 분산 통신망에 의해 엄격하게 통제되고, 물류, 사람, 차량의 흐름을 용이하게 하는 공간 배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합니다. 

한편 텐센트의 '넷 시티'는 애플이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조성한 '애플 파크' 건설 비용인 42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4조 7,500억 원을 능가하는 비용으로 지어질 예정입니다. 바로 57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6조 4,500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기 때문이죠. 애플 파크는 세계 최고의 '본사 건물'로도 유명한데요. 원형 고리 모양으로 되어 있어 '도넛, UFO, 우주선 등의 별명을 가지고 있는 곳입니다. 이 사옥은 고 스티브 잡스가 아이디어를 냈고, 세계적인 건축가 노먼 포스터가 이끄는 '포스터 + 파트너스'가 설계했으며, 스티브 잡스의 사망 후에는 조니 아이브가 이 공사를 관리 감독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조니 아이브는 '애플 파크는 애플 제품처럼 다뤄지고, 만들어져야 한다'라고 강조했으며 끊임없이 디자인을 수정한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한편 본사를 '건물'로 짓지 않고 '캠퍼스' 형식으로 짓는 것은 그리 새로운 일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알리바바그룹의 '시시 캠퍼스'는 55만 평의 부지에 조성되어 있으며 화웨이는 광둥성 둥관시에 옥스혼 캠퍼스 지었는데요. 옥스혼 캠퍼스는 유럽의 유명 지역 이름과 디자인을 차용해 파리, 베로나, 옥스퍼드, 볼로냐, 하이델베르크 등의 테마로 조성되었습니다. 옥스혼 캠퍼스는 여의도 절반 규모라고 하네요. 이런 기업 캠퍼스는 직원들에게 물리적인 업무 공간으로서의 의미를 넘어 이들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시도할 수 있는 유토피아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막강한 자본력으로 본사 신사옥 건물에 이어 6조가 넘는 돈들 들여 '도시'를 짓겠다는 텐센트. 이들의 미래지향적인 시도에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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