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로 만들었다?' 아름다운 드레스에 담긴 반전 비밀

요즘 패션계의 화두 중 하나는 바로 '지속가능성'입니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환경을 한 번 더 생각하고 지구에 이바지할 수 있는 책임감을 가지는 것이죠. 그리고 얼마 전 지속 가능성을 잘 보여준 한 디자이너가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바로 네덜란드 출신의 디자이너 아이리스 반 헤르펜(Iris van Herpen)입니다.

아이리스 반 헤르펜은 세계 최초로 3D 프린트를 패션에 접목시킨 디자이너로도 유명한데요. 이는 2011년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최고의 발명품 50'에 선정되기도 했으며 그녀의 작품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많은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팝스타 레이디 가가의 VMA 시상식 의상을 맡으며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최근 기술을 패션에 접목하고,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패션계외 셀럽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디자이너입니다.

얼마 전 아이리스 반 헤르펜은 파리 꾸뛰르 위크에 출품했습니다. 그는 이번 콜렉션을 만들며 '팔리 포 오션스(Parley for the Oceans)'와 협업했는데요. 팔리 포 오션스는 해양 생태계와 바다 환경을 지키는 비영리 환경 단체입니다. 반 헤르펜과 팔리 포 오션스는 '어스라이즈(Earthrise)'라는 이름의 컬렉션을 공개했습니다. 그리고 이 컬렉션에는 다섯 개의 의상이 포함되어 있죠.

어스라이즈 콜렉션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바다에 둥둥 떠다니는 해양 쓰레기를 사용해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그는 이 컬렉션을 통해 '지구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지구는 하나의 살아 숨 쉬는 유기체라는 인식을 널리 퍼트리고 싶다'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실제로 매년 바다에는 800만 톤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버려진다고 합니다. 팔리 포 오션스에서는 해안과 바다에서 이런 쓰레기를 수집하고 이를 잘게 쪼게 실로 만듭니다. 그리고 이 실을 사용하면 부드러운 직물을 만들 수 있으며, 옷감의 질도 매우 정교해 오뜨꾸뛰르 의상을 만들기에도 적합하다고 하네요.

또한 쿠튀르 의상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는 목표도 공개했습니다. 쿠튀르가 단순히 과거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의 시대에 발맞추고 싶다는 것이죠. 아이리스 반 헤르펜의 콜렉션은 의상뿐만이 아니라 얼굴 장신구, 네일 등을 포함하고 있는데요. 이를 위해 디자이너 제임스 메리, 아이치 마츠가나 등과 협업했습니다.

한편 아이리스 반 헤르펜이 쓰레기를 사용해 의상을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올해 초 2021 S/S 컬렉션에서는 '홀로바이온트 드레스(Holobiont Dress)'를 발표했는데요. 이 또한 100%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로 만든 것이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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