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학생이 뽑은 '가장 취업하고 싶은 회사'는 어디일까요? 아마 많은 사람들이 같은 답변을 낼 것 같은데요. 바로 국내 시총 1위 기업이자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 상성전자입니다. 잡코리아가 국내 4년제 대학 대학생 1,07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죠. 삼성전자는 이 조사를 시작한 2002년 이후 올해 16번째 1위에 올라 부동의 1위를 차지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중국의 대학생들이 가장 취업하고 싶은 회사는 어디일까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글로벌 인적자원 컨설팅업체인 유니버섬(Universum)에서는 비슷한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이번 조사에는 중국 내 108개 대학 5만 8,644명의 대학생이 참여했는데요. 과연 어떤 설문 결과가 나왔을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설문조사는 전공별로 이뤄졌습니다. 먼저 공학계열 대학생들이 취업하고 싶어 하는 중국 기업 TOP 5는 화웨이, 알리바바, 텐센트, 샤오미, 바이두였죠. 인문 및 교육계열과 자유전공 학생들은 화웨이,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바이트 댄스 순으로 취업을 선호했습니다. 자연과학 계열 대학생들의 경우 화웨이, 알리바바, 텐센트, 중국은행, 바이두 순이었으며, 경영 및 상경계열 학생들은 알리바바, 화웨이, 중국은행, 텐센트, 징둥 순으로 취업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눈에 띄는 점은 대학생들이 전공과 관계없이 화웨이, 그리고 알리바바 그룹에의 취업을 강력하게 희망한다는 것인데요. 사실 이 두 기업은 2018년부터 동일 설문조사에서 상위권에 올라왔습니다. 지난 2019년 스마트폰 판매업체인 샤오미가 공학계열 대학생들이 취업하고 싶어 하는 기업 2위에 올라왔던 적만 예외였죠. 화웨이, 알리바바 두 업체를 제외하고는 비디오 게임 및 소셜미디어 회사인 텐센트, 틱톡을 소유하고 있는 바이트 댄스, 스마트폰 판매업체, 샤오미, 중국 인터넷 검색 선두 업체 바이두, 온라인 소매업체 징둥 닷컴 등이 있네요.
사실 요즘 화웨이와 알리바바 등 중국의 빅테크 기업들은 중국 정부의 극심한 규제를 받고 있는데요. 4월 말에는 중국 금융당국이 금융 관련 사업을 하는 IT 기업 13곳의 대표를 불러 면담을 했으며, 알리바바는 4월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우리 돈 3조 원 대의 과징금을 낸 바 있죠. 한때 '재물의 신'이라고 불리던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은 요즘 아예 잠적하다시피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중국의 빅테크 기업들은 '996 문화'로도 유명한데요. 996 문화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 6일을 일하는 살인적인 과로 문화를 뜻합니다. 이 일정대로라면 주당 노동 시간이 최소 72시간에 달하는데요. 1996년 징둥 닷컴이 처음 도입한 뒤 알리바바와 화웨이, 샤오미 등이 뒤따라 시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화웨이는 모든 직원에게 '잔업 수당을 청구하지 않고 초과 근무를 자발적으로 수락한다'는 충성맹세에 서명하도록 강요하기까지 했죠. 알리바바의 마윈 또한 '젊었을 때 996을 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느냐'면서 '하루에 8시간만 일하려 하는 이들은 필요 없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빅테크 기업은 연령 차별도 극심합니다. 경영진이나 고부가가치 직급이 아닌 직원 중 35세 이상은 해고될 위험도 큽니다. 직업 서비스 회사 아온(Aon)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전역의 339개 테크 기업을 조사한 결과 이중 5.4%의 회사에서 정리해고를 실시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빅테크 기업의 단점에도 불구하고 많은 중국 대학생들이 여기에 취업하고 싶어 하는 이유는 바로 '급여'가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업종별, 개인별 편차가 있을 수 있겠지만 알리바바의 평균 연봉은 128,462달러, 우리 돈으로는 약 1억 4,800만 원 정도입니다. 참고로 삼성전자 직원의 평균 연봉은 1억 2,700만 원, 네이버는 1억 200만 원, 카카오는 1억 800만 원입니다. 화웨이 또한 비슷하거나 조금 더 높은 수준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