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제32회 도쿄 올림픽이 개최되었습니다. 세계 각국의 운동선수들은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선보이기 위해 도쿄에 모였죠. 올림픽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나라는 중국인데요. 7월 29일을 기준으로 금메달 15개, 은메달 7개, 동메달 9개를 거머쥐며 종합 1위에 올랐습니다. 중국판 트위터라 불리는 웨이보에서도 이들에 대한 이야기가 넘쳐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모두가 이들에 대한 칭찬만 늘어놓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 중국 내에서는 몇몇 선수들이 지나친 악플 세례에 몸살을 앓고 있는데요. 과연 이들은 왜 이런 악플을 받는 것인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여자 10미터 공기소총에서 결선 진출에 실패한 왕루야오 선수입니다. 왕루야오는 결선 진출에 실패한 뒤 자신의 웨이보 계정에 글을 하나 올렸는데요. 검은색 잠옷을 입고 찍은 사진과 함께 '여러분 죄송합니다. 저 쫄았던 거 인정합니다. 3년 후에 다시 만나요'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는 바로 네티즌들의 도마에 올랐죠.
네티즌들은 다양한 이유로 왕루야오를 공격했습니다. '쫄았다'는 표현은 국가대표 선수가 쓰기에는 부적절하다, 스포츠 정신이 부족한 것 같다, 이런 상황에 잠옷 셀카가 웬 말이냐는 의견이 있었죠. 운동선수가 아니라 연예인 같다, 셀카 찍을 시간에 연습이나 더 하라, 도쿄에 놀러 갔냐는 의견도 있었는데요. 연이은 악플 세례에 왕루야오는 자신의 글을 삭제하기에 이르렀죠.
이에 대해 왕루야오를 옹호하는 입장도 있었는데요. 인민일보는 공식 웨이보 계정에 '이기거나 지는 것은 항상 있는 일'이라면서 '열심히 훈련하고 삶을 즐기는 것이 신시대 운동선수의 최고 모습'이라고 밝혔죠. 또한 '왕루야오가 앞으로 더 나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믿는다'며 응원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왕루야오 뿐만이 아닙니다. 금메달을 따고도 악플 세례에 시달린 선수도 있습니다. 바로 양첸입니다. 양첸은 2020 도쿄올림픽 '1호 금메달'의 주인공이기도 한데요. 지난 24일 열린 여자 10미터 공기소총 결선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공기소총 혼성 단체전에서도 우승하며 2관왕에 올랐습니다. 곧 국민 영웅이 된 양첸. 그러나 네티즌들의 분위기는 단숨에 반전되었습니다. 바로 BTV의 연출자 류하오가 올린 글 때문이었습니다.
류하오는 양첸이 2020년 12월 31일에 올린 웨이보 포스트를 다시 끄집어냈는데요. 양첸의 웨이보 포스트에는 양첸이 나이키 신발을 모아 두고 찍은 사진이 있었던 것이죠. 그리고 이 포스트에 '중국 운동선수들. 왜 나이키 신발을 모으나요? 나이키 보이콧하는데 앞장설 순 없나요? 니링, 안타 같은 국내 브랜드로는 성에 안차나요?'라고 적었죠.
올해 중국인들은 나이키 불매 운동을 벌였는데요. 이유는 바로 나이키에서 인권 탄압 논란이 있는 중국 신장 지역의 면화 사용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네티즌들은 미국 제품인 나이키의 제품 사진을 중국 국가대표가 SNS에 버젓이 올렸다며 이는 국가대표다운 행동이 아니라고 비난했습니다.
한편 올림픽 국가 대표를 향한 악플 논란은 우리나라에도 있었습니다. 바로 양궁의 안산 선수입니다. 일부 네티즌들은 안산의 헤어스타일이 '숏컷'이라는 것, 여대에 재학 중이라는 것, 그리고 특정 단어를 썼다는 것을 근거로 악플을 달고 있는 것이죠. 이들은 '금메달을 박탈해야 한다' '대한양궁협회에 전화를 하자'는 주장까지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