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두 배 성장' 샤넬과 테슬라에 납품한다는 '파인애플 가죽'의 정체

'지속가능성' 그리고 '윤리경영'이 대세입니다. 소비자들은 자신의 소비가 사회와 환경에 해를 끼치는 것을 원치 않고 친환경 그리고 윤리적인 소비를 하려고 하죠. 이런 흐름에 일찌감치 올라 현재 승승장구하고 있는 곳이 있는데요. 바로 피냐텍스입니다. 오늘 RedFriday에서는 2016년부터 매년 두 배씩 성장했다는 피냐텍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피냐텍스를 개발한 디자이너 카르멘 히요사(69)는 19살 아일랜드로 이주했습니다. 당시 카르멘은 직원이 30명이 채 안 되는 작은 회사에서 근무했는데요. 이 회사는 많은 의류 잡화 브랜드를 위해 고급 가죽을 만드는 곳이었습니다. 이후 그는 유럽연합(EU)과 세계은행(World Bank)의 컨설턴트로 일했는데요. 당시 필리핀을 여행할 기회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1993년 필리핀을 방문한 카르멘 히요사는 현지 무두장에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이곳에서 카르멘 히요사는 큰 충격을 받게 되었는데요. 바로 이들이 일하는 근무조건이 너무나 열악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때 카르멘 히조사는 '가죽을 만드는데 관련된 일은 더 이상 하지 않겠다'라고 마음먹었다고 하는데요. 그럼에도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이때 카르멘 히요사의 인생은 바뀌었습니다.

이후 그는 필리핀의 현지 제품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했습니다. 이 과정은 그리 쉽지 않았습니다. 그는 필리핀의 디자이너들과 일했고, 농부들과 직접 연락했으며, 수공업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직조공들과 직접 대화를 했죠. 이후 그가 찾은 것은 바로 '파인애플 잎'이었습니다. 파인애플 잎에 있는 섬유는 매우 미세하지만 강하고 유연하다고 하는데요. 이에 파인애플 잎을 사용해 무언가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필리핀에서 파인애플 잎을 사용해 '섬유 망사'를 만든 카르멘 히요사. 이후 이를 이용해 '가짜 가죽'을 만들었습니다. 그는 바르셀로나 대학, 디자인 공학 대학, 그리고 그와 뜻을 함께하는 다양한 회사의 도움을 받았죠. 이후 2011년 이 가죽을 이용해 특허를 취득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피냐텍스'였습니다.

피냐텍스는 수확 후 버려지는 파인애플 잎사귀와 줄기에서 섬유질을 추출한 뒤 햇빛에 말리고 왁스 가공을 해 만들어지는데요. 동물 가죽 무게의 1/4 수준으로 가볍고, 가격도 가죽의 약 70% 수준이라 생산 단가에 대한 부담도 적습니다. 또한 동물을 보호하는 동시에 필리핀 파인애플 농가 수입에도 도움을 줘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죠. 피냐텍스는 동물권단체 PETA에서 비건 패션 라벨 인증을 받았고, 인체 및 환경에 유해한 농약이나 화학제품 등도 쓰지 않는다고 하네요. 또한 동물가죽 1kg을 제조하는데 필요한 물은 무려 1만 7천리터이지만 피냐텍스 제작 과정에는 추가적인 물 소비가 없다는 것도 큰 장점 중의 하나입니다. 

2016년 드디어 피냐텍스의 최종 시제품이 나왔습니다. 시제품이 나오자 그 해 36만 3천 달러, 우리 돈으로 약 4억 1,500만원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후 매년 두 배씩 수익이 늘었다는 것이죠. 2020년에도 코로나19로 매우 힘든 한 해를 보냈지만 2019년에 비해 40% 성장하며 큰 놀라움을 안겼습니다.

피냐텍스의 고객 중 하나는 바로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샤넬인데요. 유행을 선도하는 샤넬이 피냐텍스를 사용하자 패션계에서는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패스트 패션 브랜드 H&M, 푸마, 휴고 보스 등 패션 브랜드를 비롯해 테슬라의 자동차 시트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한편 '비건 가죽'은 이효리가 착용하며 큰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지난해 '센 언니' 열풍을 이끈 그룹 '환불원정대'에서 강렬함을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가죽옷을 입고 등장했습니다.

이 가죽옷은 모두 비건 가죽으로 제작되었다는 것이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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