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하이엔드 명품 패션 브랜드인 에르메스를 아시나요? 에르메스는 루이비통, 샤넬과 함께 세계 3대 명품 패션 브랜드 중의 하나인데요. 셋 중에서도 최고의 브랜드로 불리며 많은 사람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에르메스의 가장 대표적인 가방은 'BKC'라고 불리는데요. 바로 버킨, 켈리, 콘스탄스를 뜻하는 단어입니다. 이 가방들은 에르메스의 프리미엄 라인으로 돈이 있어도 못 사는 가방으로 유명하죠.
돈을 준다고 해도 왜 살 수 없을까요? 바로 가방의 희소성 때문입니다. 이에 BKC를 사고 싶은 사람들은 에르메스에서 그릇, 반지, 시계 스카프 등을 꾸준히 구매하며 실적을 쌓는 동시에 에르메스 셀러에게 눈도장을 찍어야 합니다. 이에 온라인 패션 커뮤니티에는 '에르메스 실적 쌓는 법'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노하우를 방출하며 BKC를 구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요즘은 코로나19로 인해 BKC를 구하기 위한 실적이 더욱 높아졌다고 하는데요. 남자 의류 등 비인기 제품을 3천만 원 이상 사거나, 혹은 여성 제품의 경우에는 7천만 원 이상을 써야 BKC 중 자신이 원하는 컬러를 얻을 수 있다는 후문입니다.
에르메스에서 우리나라에서만 이런 정책을 펼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중국 또한 마찬가지인데요. 중국의 에르메스 또한 '끼워 팔기'로 매장의 재고를 줄이는 동시에 BKC에 대한 희소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페이훠라고 부르는데요. 이런 마케팅 정책으로 인해 중국 소비자들이 점점 분노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얼마 전 중국판 트위터라 불리는 웨이보에서는 한 남성이 시위하는 모습의 사진이 크게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 남성이 시위를 한 장소는 세계 명품 매출 2위인 베이징 SKP 백화점 내 에르메스 매장 앞이었습니다. 그는 에르메스의 상징적인 오렌지색 쇼핑백과 오렌지색 박스를 발아래에 두고 마스크를 쓴 채 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데요. 이 팻말에는 '쓰레기 같은 에르메스. 끼워 팔기 하고 가방은 없다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습니다. SNS 게시물에 따르면 이 남성은 에르메스에 10만 위안, 우리 돈으로 1,700만 원이 넘는 돈을 썼지만 원하는 가방을 살 수 없었다고 하네요.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상하이의 IFC 부티크에서도 비슷한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이 고객은 판매원의 권유로 15만 위안, 우리 돈으로 약 2,600만원 이상의 물건을 구매했지만 자신이 원하는 가방을 살 수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불평불만은 SNS 상에서 많은 네티즌들의 공감을 얻었는데요. 이와 관련된 SNS 게시물은 15,000개를 돌파하고 있습니다.
중국 에르메스에서는 '페이훠' 시스템을 부정하고 있지만 사실 이는 공공연한 비밀인데요. 중국 현지 SNS에는 'BKC를 구하는 방법'에 관한 게시물이 5만 개를 넘어가고 있으며, 특히 버킨과 캘리 가방을 구하는 방법과 함께 자신만의 페이훠 경험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에르메스뿐만이 아니라 샤넬과 같은 명품 브랜드로 확산되고 있는데요. 사람들이 원하는 가방이 매장에 도착하거나 전시되는 일이 거의 없기에 매장에서 돈을 많이 쓰는 VIP 고객이 사전 주문의 형식으로 가방을 구매하고 있습니다.
한편 에르메스는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괄목할만한 매출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2019년 대비 2020년이 14.4% 더 많은 수입을 올린 것이죠. 오히려 브랜드의 본국인 프랑스에서는 매출이 28.6% 급감했습니다. 이에 지난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매출 점유율은 46%로 2019년보다 8% 포인트 상승했습니다.
물론 일부 네티즌들이 에르메스의 판매 정책에 대해 불만을 터뜨리고 있지만 이로 인해 에르메스의 브랜드 이미지가 손상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전문가들은 에르메스는 극소수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기에 대중의 인식이 판매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대중의 분노에도 불구하고 반대로 일부 고객들은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더 높아질 수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