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직접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을 보여주는 네모난 상자. 여러분은 어떤 것이 떠오르시나요? 아마 많은 사람들이 텔레비전을 생각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오늘 RedFriday에서 소개할 것은 스피커도, 전기도 없이 우리가 직접 볼 수 없는 풍경을 보여주는 장치인데요. 바로 호주의 아티스트이자 산업디자이너인 조엘 아들러(Joel Adler)의 작품입니다.
조엘 아들러는 지난 2019년 본다이 비치 조각 전시회(Sculpture by the Sea: Bondi in 2019)를 위해 한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그는 우리 주변의 자연과 환경을 경험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공하기 위해 이 작품을 만들었다고 하는데요. 인간과 자연의 상호작용을 위해 자연의 일부를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뷰파인더(Viewfinder)'라는 이름의 작품을 제작했습니다.
뷰파인더는 사진이나 영화를 촬영할 때 화면 구성의 편리를 위해 화면 영역을 관찰하도록 고안된 카메라 내의 광학 장치를 뜻하는데요. 마치 카메라의 뷰파인더처럼 실시간으로 절벽 아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뷰파인더의 원리는 바로 '잠망경'인데요. 잠망경은 서로 다른 두 곳에 거울을 붙인 뒤 한쪽 거울을 통해 봤을 때 다른 쪽 거울로 들어오는 밖의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는 도구입니다.
즉, 거울 하나는 절벽 아래를 향하게 만들어 절벽 아래 파도가 부서지는 모습을 비추고, 이를 다시 반사시켜 마치 뷰파인더처럼 절벽 아래의 모습을 생중계하는 것이죠. 이 작품은 절벽의 위에 있는 관람객을 수십 미터 아래의 절벽 아래까지 데려다주고 있는데요. 거대한 파도의 숨 막히는 광경을 생중계함으로써 직접 내려가지 않아도 자연의 일부를 직접 경험할 수 있게 합니다.
뷰파인더는 원래 본다이 해변에 설치되었으나 이후 호주 시드니 교외의 울라라라 등대 보호구역으로 옮겨 이곳에 영구적으로 설치되었습니다. 조엘 아들러는 '때때로 가장 현실적이고 사실적인 것들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라고 밝히며 이 작품의 특징에 대해 설명했는데요. 실제로 절벽 아래를 내려다보는 것과 뷰파인더를 통해 보는 것이 다소 다른 느낌을 자아내고 있다고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