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제품 분야에서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높습니다. 사실 10년 전만 해도 전체 명품 시장에서 중국 소비자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높지 않았으나 지금은 전 세계 명품 소비 2위 국가가 되었습니다. 현재 명품 소비 1위 국가는 미국인데요. 미국의 명품 소비는 전년도보다 22% 줄어들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런 추세는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곧 중국이 명품 소비 1위 국가가 될 것이라 예상됩니다.
이런 가운데 많은 명품 브랜드에서는 중국 시장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중국인들만 챙기는 절기나 기념일에 중국 소비자들을 위한 한정판 제품을 내놓고, 중국 네티즌들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으려 각종 정치, 역사적 발언을 조심하고 있죠. 중국의 왕홍들과의 협업도 진행하고 있으며, 콧대 높은 명품 브랜드들도 중국에서 유행 중이라는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것도 중국 시장을 잡기 위한 노력 중의 하나인데요. 바로 명품 브랜드가 중국 아티스트와 협업하는 것입니다. 젊은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MZ세대를 사로잡고, 여기에 중국의 아이덴티티를 녹일 수 있는 중국 아티스트를 선택하는 것이죠. 여기에 가장 대표적인 인물 중의 하나는 오스카 왕(Oscar Wang)인데요. 과연 그는 어떻게 명품 브랜드와 콜라보를 하게 된 것일지 함께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오스카 왕은 첼시 예술대학을 졸업한 아티스트입니다. 첼시 예술대학은 런던예술대학교(UAL)를 구성하는 6개의 칼리지 중의 하나인데요. 오랜 역사와 예술계의 큰 영향력으로 세계의 일류 예술 대학 중 하나이기도 하죠. 그는 졸업 후 자신의 디자인 스튜디오 오픈워크(OpenWork)를 설립해 활동했습니다.
사실 오스카 왕은 그리 유명한 디자이너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그가 유명세를 탄 계기가 있었는데요. 바로 글로벌 명품 브랜드인 펜디와의 협업이었습니다. 2019년 당시 펜디에서는 중국 내 시장을 잡기 위해 중국의 젊은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원했고, 이 과정에서 오스카 왕이 거론되었습니다. 그리고 오스카 왕은 결국 펜디와의 협업을 진행하게 되었는데요. 이 결과물이 소위 대박을 치게 된 것이었죠.
오스카 왕이 만든 것은 펜디의 캐릭터 '펜디디(Fendidi)'입니다. 사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중국 외의 국가에서는 펜디디에 대해 잘 모르는데요. 중국 내에서는 꽤 유명한 캐릭터이자 펜디를 상징하는 캐릭터가 되었습니다. 중국어로 '디디'는 손아래 남자 형제를 뜻하는데요. 이에 '남동생'과 같은 이미지를 주는 캐릭터를 완성한 것이었죠. 이 캐릭터는 판다였습니다. 그리고 이 판다는 날렵한 아이 마스크를 끼고 다소 짓궂고 영악한 표정을 하고 있네요. 그리고 펜디의 FF로고가 박힌 블랙 앤 화이트의 티셔츠를 입고 있습니다.
오스카 왕은 '판다의 고장'이라 불리는 청두에서 작업을 하며 판다를 모티브로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하는데요. 뭔가 젊으면서도 귀엽고, 현대적이면서, 펜디의 스웨그가 담긴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다고 합니다. 오스카 왕의 펜디디는 인기 가수이자 싱어송라이터인 잭슨 왕과 함께 펜디의 캡슐 컬렉션을 마케팅했습니다. 그리고 이는 중화권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자연스럽게 오스카 왕의 인지도도 올라가게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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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뿐만이 아닙니다. 올해는 스텔라 맥카트니와 협업했습니다. 오스카 왕은 중국의 추석이라 불리는 중추절을 맞아 스텔라 매카트니와 함께 '스텔라 프렌즈(Stella Friends)'라는 이름의 캐릭터를 만들었습니다. 캐릭터의 이름은 '레드' '바이' 그리고 '진'이었는데요. 멸종 위기의 동물들을 상징한 것이며, 이들을 활용해 짧은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스토리텔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캐릭터들을 활용해 스텔라 맥카트니에서는 에어팟 케이스도 출시했는데요. 이는 중국의 MZ 세대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