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년 간 SNS가 발달하며 온라인에서 많은 일들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데요. 이성을 만나는 것도 그중의 하나입니다. 그러나 직접 사람을 만나지 않고 온라인으로만 만나는 경우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는데요. '로맨스 스캠'도 그중의 하나입니다.
로맨스 스캠은 SNS에서 이성에게 호감을 산 후 결혼 등을 빌미로 돈을 갈취하는 수법을 일컫는 단어입니다. 가해자들은 예물을 보냈는데 세관에서 문제가 생겨 급하게 돈이 필요하다든지, 갑자기 사업이 어려워져 급전이 필요한데 돈을 부쳐 달라는 요구를 하곤 하는데요. 경계심이 무너진 피해자들이 이에 응하며 사기가 이뤄지게 됩니다.
그리고 요즘 특히 많이 당하는 사기 유형이 있습니다. 바로 '돼지 도살'이라 불리는 사기 수법입니다. 이 사기 수법은 2010년 중국 내에서 자주 이뤄지던 것이었지만 지금은 전 세계인들을 대상으로, 특히 우리나라 여성들을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기에 주의가 필요한데요. 과연 어떤 사기 수법일지 함께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돼지 도살은 사기 수법은 중국어 '샤주판(Sha Zhu Pan)'이라는 단어에서 나온 것입니다. 사기꾼들은 돼지를 도살하기 전 살을 찌우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기를 차기 전 1~3개월 동안 꾸준히 피해자들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합니다. 실제로 이 과정은 매우 전문적으로 이뤄진다고 하는데요. 가해자들은 피해자가 살고 있는 도시와 문화, 경제 등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대화를 이어나가게 됩니다. 세계 반(反) 스캠 기구(Global Anti Scam Organization)_에 따르면 사기 가해자들은 전문적인 훈련을 통해 피해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방법을 습득한다고 합니다.
이에 피해자들은 대부분 20대와 30대였습니다. 그리고 피해자들 중 거의 90% 이상은 학사 학위를 가지고 있었죠. 피해자들의 70% 이상은 여성이었습니다. 일반 로맨스 스캠 피해자가 30대 중반 이상인 것에 비하면 피해자의 연령대가 낮아지고, 교육 수준은 높아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후 가해자들은 서로 신뢰가 쌓였다고 판단되었을 때 '투자를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하며 피해자들을 설득하기 시작합니다. 이에 피해자들은 비트코인, 벤처회사 등에 투자하지만 결국 이는 사기로 드러나고, 결국 돈은 찾을 수 없게 되는 것이죠.
실제로 한 언론사의 보도에 따르면 자영업을 하는 여성 A씨가 자칭 홍콩 시민운동가라는 남성에게 속아 신생 암호화폐 거래소에 3억 5,000만 원을 투자했다 사기를 당했으며 30대 여성 B씨는 모바일 채팅앱에서 만난 중국인에게 2억 5,000만 원을 사기당했습니다. 이 피해액은 중국계 캐나다인 창펑 자오가 운영하는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와 중국을 대표하는 대형 글로벌 거래소 후오비글로벌로 빠져나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해외에 살고 있는 교민들의 피해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주 한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미시 USA'에는 한인 여성 C씨가 힌지(Hinge)라는 데이팅 앱을 통해 한 아시아계 남성과 연락을 주고받기 시작했으며 이후 남성의 권유로 비트코인을 시작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수익이 생기자 점차 투자금을 늘려 5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6천만 원가량을 비트코인 거래소인 '트레이딩 앱'에 넣게 되었습니다. 이후 돈을 꺼내려 하자 1만 5,000달러의 세금을 내야 한다는 메시지가 떴고, C씨는 그제야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깨달았지만 이미 상황은 되돌릴 수 없었다고 하네요.
세계 반 스캠 기구에서는 '돼지 도살' 수법으로 피해를 입은 희생자들 24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인당 평균 98,000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억 1,600만 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로 인해 피해자의 3분의 1이 빚을 지게 되었고, 피해자의 40% 이상은 순자산의 절반 이상을 잃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