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지 않을까..' 뒤집힌 것 같은 가분수 빌딩 디자인 화제

초고층빌딩은 보기만 해도 그 위용이 대단합니다. 하늘을 향해 쭉 뻗어 있는 자태에 많은 사람들은 감탄을 하곤 하죠. 그러나 동시에 저렇게 높이 올려도 괜찮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물론 공학적으로 안전한 설계가 뒷받침되었겠지만 초고층 건물이 태풍 등에 취약한 것도 사실이죠. 그리고 얼마 전 공개된 한 초고층 빌딩은 더욱 '취약한(?)' 모습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바로 아래가 좁고 위가 넓은 가분수 형태의 빌딩입니다. 

이 빌딩을 설계한 곳은 바로 영국의 스타 건축가 데이비드 아자예(David Adjaye)가 설립한 아자예 어소시에이츠(Adjaye Associates)입니다. 이 빌딩은 미국 뉴욕 맨해튼의 11번가 418스트리트를 채우기 위해 뉴욕시에서 발행한 제안요청서에 따른 설계인데요. 이 공간은 4,800제곱미터, 혹은 1,400평 규모이며 '사이트 케이(Site K)'라는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이 빌딩은 498미터의 초고층빌딩인데요. 캔틸레버 구조가 다섯 번 들어간 것이 특징입니다. 캔틸레버란 한쪽 끝이 고정되고 다른 끝은 받쳐지지 않은 상태로 되어 있는 보를 뜻하는데요. 공중에 떠있는 듯한 동적인 효과를 주고 있습니다. 다섯 번의 캔틸레버 구조로 이 빌딩은 아래쪽보다 위쪽이 훨씬 큰 기형적인 모습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건물에는 호텔 두 개와 사무실 공간, 그리고 아이스 스케이트 링크와 전망 데크가 들어설 예정입니다. 

만약 이 빌딩이 건설된다면 이 프로젝트는 아자예 어소시에이츠에서 설계한 가장 높은 빌딩이 될 것이며, 맨해튼에서는 원월드트레이드센터 다음으로 맨해튼에서 두 번째로 높은 빌딩이 될 예정입니다.

아자예 어소시에이츠 측에 따르면 이 빌딩은 뉴욕 건축 역사상 건축가, 개발자, 건설업자 모두가 흑인으로 구성된 최초의 빌딩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데이비드 아자예는 가나 출신의 흑인입니다. 그리고 이 건물에는 미국 흑인 지위 향상 협회(NAACP)의 미드맨해튼 지점이 들어설 예정이기에 이는 큰 의미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뉴욕 인터페이트의 대표인 찰스 커티스 목사는 '불행히도 아프리카계 미국인들과 유색인종들은 단순히 스카이라인을 올려다보는 관광객 정도로 인식되고 있다'면서 이 프로젝트를 통해 '유색인종 건축가, 개발자, 엔지니어, 그리고 금융 전문가들이 세계 자본주의의 위대한 기적에 참여할 수 있길 바란다'라고 밝히며 데이비드 아자예의 설계에 힘을 싣기도 했습니다.

위태로운 모습의 독특한 설계로 뉴욕 금싸라기 땅에 도전장을 내민 흑인 건축가와 개발자. 과연 이들은 공모전에서 우승을 거머쥐며 그들의 바람을 현실화시킬 수 있을까요? 

한편 우리나라에도 위태로운 모습을 하고 있는 건축물이 있는데요. 바로 대구시 달서구에 위치한 LH 대구경북지부 신사옥입니다. 이 빌딩은 '공중부양'을 연상시키는 모양인데요. 국내에서 '행어(Hanger) 구조 공법'으로 처음 건설되며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 건물은 2007년 대구시 건축상에서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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