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한 장 샀는데 4년 만에 '3만 원 → 500억'이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누군가 사망하면 그 사람이 쓰던 물건은 버리거나 태우는 관습이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사망한 당사자가 쓰던 물건을 내다 파는 문화가 있죠. 그리고 이를 에스테이트 세일(estate sale)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몇 년 전 매사추세츠에 살던 남성 A씨는 한 에스테이트 세일에 참가해 30달러를 주고 그림 한 장을 샀는데요. 이 그림은 이제 그의 인생을 바꿔놓았습니다. 과연 어떤 그림이기에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꾼 것일까요?

A씨는 4년 전 심심풀이로 에스테이트 세일에 가보았습니다. 사실 그리 살 것이 없었기에 한번 쓱 둘러본 후 나오려고 했는데요. 한 드로잉이 그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30달러, 우리 돈으로 약 3만 5,000원의 돈을 주고 이 그림을 구매하게 되었죠. 이 작품은 한 여성과 아이를 그린 것인데요. 그림의 아래에는 'A.D.'라는 문구가 적혀있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이 'A.D.'라는 문구는 '알브레히트 뒤러'의 약자라는 사실이 밝혀졌는데요. 이 경우 그림의 가격은 5천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595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알브레히트 뒤러는 '독일 미술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화가로 중세 말과 르네상스의 전환기에 활약한 인물입니다. 

이를 가장 먼저 주장한 곳은 아그뉴스 갤러리였습니다. 아그뉴스 갤러리의 수석 큐레이터이자 알브레히트 뒤러의 권위자로 불리는 크리스토프 메츠거는 이 작품이 진품이라고 선언했는데요. 심지어 이 작품을 카탈로그 레존네에 포함시키기도 했습니다. 카탈로그 레존네는 '검토한 작품을 모은 도록'이라는 뜻으로 작가가 평생 제작한 모든 작품과 함께 소장, 전시 이력 등의 기록을 수록한 자료인데요. 통상 작가당 하나의 카탈로그 레존네를 발행하는 만큼 신중하게 제작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카탈로그 레존네는 작품의 진품 여부를 확인할 때 빠지지 않는 자료인데요. 존재 자체로 작품의 '보증수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대영박물관의 독일 판화 및 드로잉 큐레이터인 줄리아 바르트룸 또한 이 드로잉이 진품이라고 밝히기도 했죠. 

두 전문가 모두 이 작품이 뒤러가 1503년 경 그린 '성모와 동물 무리들' 그림의 사전 습작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는데요. 이 그림은 현재 오스트리아 빈의 알베르티나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한편 이 그림은 보스턴 외곽에 살든 한 건축가가 할아버지에게 물려받은 것이라고 하는데요. 이 건축가의 할아버지는 1919년 파리에서 이 그림을 구입했으며, 이 건축가는 2012년에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작품이 뒤러가 그린 것으로 공식 확인되기까지는 약 3~4년 정도가 소요되며, 현재 공식 확인에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는 소식인데요. 이 경우 그는 4년 만에 500억 원이 넘는 돈을 손에 쥐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과연 이 작품은 어떤 감정 평가를 받게 될까요? 관련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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