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의 아이콘인 애플, 페이스북 창업자가 '그리스 로마 시대'로 돌아간 이유는?

그리스 로마의 아름다운 조각상을 보신 적이 있나요? 하얀색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건장하고 젊은 남성이 나체로 서있는 모습이 떠올릴 텐데요. 이는 그리스 로마 시대의 세계관을 반영한 것으로 지금까지도 '미의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이 그리스 로마 스타일의 아름다운 조각상의 형태를 이용하여 기발한 전시를 열 예술가가 있는데요. 바로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는 칠레 출신의 디자이너, 세바스티안 에라수리스(Sebastian Errazuriz)입니다.

Sebastian Errazuriz

그는 <종말의 시작>이라는 제목이 붙여진 전시회를 5월 1일에서 24일까지 미국 뉴욕의 '엘리자베스 콜렉티브(Elizabeth Collective)'에서 열 예정인데요. 이곳에서는 21세기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만한 인물을 조각상으로 만들었다고 하네요. 

지금은 고인이 된 애플사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 영화 <아이언맨>에 나오는 토니 스타크의 모티브가 된 인물인 '엘론 머스크', 자산 148조, 2년 연속 세계 부자 1위에 오른 아마존 CEO '제프 베조스',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페이스북의 설립자 '마크 저커버그' 등 만은 인물들이 이 조각상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조각상들을 한번 볼까요?

모든 이미지 출처 : Sebastian Errazuriz

'The Prophet(예언자)'라는 제목의 작품입니다. 누군지 알아볼 수 있으신가요? 바로 스티브 잡스입니다. 스티브 잡스의 트레이드마크인 상의, 안경, 청바지, 그리고 운동화까지 재현해놓았네요. 혁신의 '사과 열매'로 인해 스마트폰 시장의 판도가 바뀌었으며 이를 제목으로 표현했습니다. 

로마 병사 투구를 쓰고 있는 엘론 머스크입니다. 상상력에 더해진 엘론 머스크의 실행력이 마치 전진하는 로마 병사와 같아서 이런 모습으로 머스크를 표현한 것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길고 수량이 풍부한 '아마존 강'처럼 다양하고 많은 물건을 팔고 싶었던 제프 베조스는 결국 이를 이뤄냈습니다. 베조스는 택배 상자를 들고 말 위에 올라가 있는 모습으로 보이네요.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관람객이 더 잘 알 것 같네요. 

페이스북의 창립자 마크 저커버스의 흉상입니다. 미래를 응시하는 듯한 눈빛과 다부진 입매가 돋보입니다. 마크 저커버그의 흉상에는 'The New Opium(새로운 아편)'이라는 제목이 붙었는데요. 현대인과 페이스북 등 SNS의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표현한 것 같습니다. 그의 흉상 아래에 있는 과일 모양의 것은 바로 양귀비 열매입니다.

구글의 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입니다. 이 조각의 제목은 무엇일까요? 바로 'The Great Oracle(위대한 신탁)'입니다. 신탁이란 인간이 판단할 수 없는 어려운 문제의 해결을 위한 인간의 물음에 대한 신의 응답을 일컫는 말로 '구글의 답'을 '신의 답'에 비유했습니다.

에드워드 스노든입니다. 다른 인물들과는 다르게 눈을 감고 죽어있는 모습으로 나옵니다. 이 조각상의 제목은 'The Collapse of the Resistance(저항의 붕괴)'입니다. 스노든은 미 중앙정보국(CIA)과 국가안보국(NSA)에서 일했던 컴퓨터 기술자로 2013년 미국 내 통화감찰 기록과 감시 프로그램 등의 기밀자 폭로하여 결국 러시아로 망명한 인물입니다. 

'The Police State(경찰국가)'라는 이름의 조각상입니다. 이 인물들이 누구인지는 금방 알아차릴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셋 중 시진핑을 중간에 앉혀두었는데요. 작가의 의도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 작가는 왜 이런 조각상을 만들었을까요?

 

기술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대체로 부정적인 영향에 주목했습니다. 에라수리스는 5년 동안 기술이 사회경제학, 지정학, 나노로봇학, 생명공학 등에 미친 영향을 연구했습니다. 에라수리스에 따르면 현재 일자리의 50%가 자동화로 인해 향후 10년 내에 대체될 것이며 이는 전 세계적인 갈등의 물결을 일으킬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이 갈등을 경고하는 의미에서 이 전시가 계획되었다고 합니다. 미래 삶을 바꿔놓는 몇몇 인물들을 '신화 속 인물'로 묘사하였음 이들이 우리 삶에 미칠 영향에 대해 표현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작가의 시점에서 바라본 이 사람들의 영향력을 그리스 로마풍의 조각으로 나타내었으나 사실 이 조각들은 현대 기술의 상징 중의 하나인 3D 프린트를 사용하여 만든 것입니다. 현재와 과거를 연결하는 작가의 상상력,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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