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가면 꼭 한 번은 간다는 유명 해외 박물관이 만들어진 이유는?

오래전부터 역사적으로 특정한 물건을 수집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어왔습니다. 지금도 그런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요. 읽지도 않는 책을 사거나, 병뚜껑, 희귀한 인형, 우표 등을 찾아 해외에 가서 사 오기까지 하는 사람들도 있죠. 그렇게 오랫동안 수집된 것들 중 일부는 본의 아니게 현대 관광산업의 한 축이 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 영국 런던의 대영박물관 등이 있는데요. 

실질적으로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자산이 풍부하게 있었던 왕조들은 수집을 많이 했습니다. 이집트의 대표적인 항구도시인 알렉산드리아에서는 이 항구에 도착했던 배에 실려져 있는 모든 책을 필사하여 안렉산드리라 도서관에 꼭 넣어두도록 하는 법안 같은 것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책에 집착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아마 그 당시의 집권층이 '수집광'이었을 확률도 있습니다. 그 결과 인류 역사상 가장 유명하고 그 당시 세계 최대 규모였던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이 탄생한 것이지요. 기독교가 지배하던 중세에서는 교회와 수도원에서 다양한 보물을 수집했던 흔적들이 많이 남아있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인간의 수집본능으로 인해 이런저런 것을 모을 수 있는 여유가 있는 부유층의 사람들은 진귀한 무언가를 모아놨을 것이고 그것이 공교롭게도 나중에 박물관이나 미술관의 전신이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수집광이 자신이 전 세계에서 모은 희귀한 물건들을 돈을 받고 누군가에게 일정 시간 공개한다면 그것이 박물관이 되는 것이죠.

역사적으로 가장 오래된 박물관의 형태는 프랑스에 있었습니다. 1664년 한 사제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애장품을 수도원에 기증합니다. 기증을 하면서 조건을 두 가지 내세웠는데요. 첫 번째는 관람을 원하는 모든 이들에게 자신의 애장품을 일주일에 두 번 공개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두 번째 조건은 자신의 애장품이 반드시 한곳에 모여있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물건을 모으고, 이를 공개하는 것이 박물관의 전신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물건을 수집하는 것도, 관람할 수 있었던 것도 군주, 귀족, 부유층과 같은 특정 계층의 전유물이었습니다. 그러다 시간이 흘러 서민들도 이런 것을 향유할 수 있게 되었죠. 이 변화는 역사적으로 두 가지 사건이 결정적이었습니다.

먼저, 신대륙의 발견입니다. 신대륙에서 새로운 동물, 곤충, 식물, 생활용품 등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이 당시 신대륙에 왔다 갔다 하던 사람들은 주로 상인이나 부둣가에서 일하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들은 신기한 동식물을 보며 이것들이 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죠. 이때부터 서민들이 진귀한 것들을 수집하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결정적인 사건은 프랑스 혁명입니다. 프랑스 혁명으로 귀족이 몰락하면서 그들이 모아두었던 비싸고 진귀한 물건들이 프랑스 전역의 골동품 가게로 쏟아져 나온 것입니다. 이 물건들은 대개 귀족의 집에 가서 털어온 것들입니다. 이후 이러한 물건이 골동품 가게에서 활발히 거래되기 시작하며 신흥 부르주아 계층 중 이 물건들을 모으는 사람들이 생겨났습니다. 이 때문에 이들의 '걸작'에 대한 관심은 높아져갔죠. 프랑스 혁명을 이끌었던 국민의회에서는 루브르는 '국민들을 위해 전시하는' 박물관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으며 이후 일반 국민들도 루브르 박물관을 드나들 수 있었습니다.

1880년부터는 우표, 곤충, 조개, 인형, 조약돌 등 특정 물건을 '수집'한다는 개념이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관광의 주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박물관, 미술관의 경제적 효과는 매우 뛰어나며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스페인의 펠리페 과학관은 개장한지 8년 만에 유럽에서 가장 큰 랜드마크 중에 하나로 부상했으며, 스페인의 도시 발렌시아를 새로운 관광도시로 도약하게 만들었습니다. 과학관을 하나 만들었더니 사람들이 그 과학관을 구경하기 위해 그곳에 가는 것이죠. 실제로 과학관에 설립되기 전 발렌시아에 정박하는 크루즈는 1년에 한 척이었지만, 과학관 건립 후에는 220 척의 크루즈가 이곳에 정박한다고 합니다.

또 다른 예시는 스페인 빌바오 지방의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입니다. 프랑크 게리라는 스타 건축가를 영입하여 미술관을 지은 후 매년 100만 명 이상이 빌바오를 찾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각 지자체들도 각종 축제나 행사들로 관광객 유치에 힘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박물관이나 미술관 하나를 제대로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크고 삐까뻔쩍한 건물만 지어놓는 것이 아니라, 문화 예술 공간에 대한 이해도가 충분히 뒷받침되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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