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비만 150억' 유명 건축가가 베네치아에 다리 설계했다 1억 벌금 내게 된 이유는?

물의 도시, 베네치아의 대운하를 아시나요? 바로 베네치아 본섬 가운데를 가로질로 S형으로 굽이치는 운하인데요. 이곳에 위치한 리알토 다리는 이미 베네치아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대운하에는 리알토 다리 이외에도 3개의 다리가 더 있습니다. 바로 스칼치 다리, 아카데미아 다리, 그리고 코스티투치오네 다리가 그것입니다. 이중 가장 최근에 생긴 것이 코스티투치오네 다리인데요. 이 다리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급기야 이 다리를 설계한 건축가가 벌금을 무려 1억이나 내야할 위기에 처했는데요.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일까요?

2008년 8월 베네치아 대운하에는 125년만에 다리가 하나 건설되었습니다. 길이는 94m, 폭은 5.58서 9.38미터의 다리가 산타루치아 기차역에서 피아잘레 로마를 연결하는 다리였는데요. 이후 이곳은 베네치아를 방문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방문하는 랜드마크가 되었습니다.

클래식한 느낌이 드는 세 개의 다리와는 달리 유리와 철골 구조로 만들어 모던한 느낌이 나는 이 다리는 대중에게 공개된 직후부터 논란에 시달려 왔습니다.

먼저 이 다리의 시작지점과 끝지점이 유리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어 비가 오는 날이나 겨울철에는 매우 미끄러웠으며, 캐리어를 끌고다니는 여행객들이 이용하기 힘들고, 휠체어를 이용한 사람은 이용할 수 없다는 점이 큰 비판 요소였습니다.

또한 다리를 구성하고 있는 유리의 마모가 너무 심해 11년 밖에 지나지 않은 지금 벌써 교체를 고려해야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다리를 만드는데 애초에 예상된 금액인 700만 유로, 우리 돈으로 약 94억 원을 훨씬 넘어서 1천 160만 유로, 우리 돈으로 약 155억 원이 소요되어 예산낭비 사례로 지적되기도 했습니다.

사실 이 다리를 설계한 건축가는 스페인 카탈루냐 출신으로, 가우디의 뒤를 잇는 명 건축가로 소문난 산티아고 칼라트라바라는 인물인데요. 2004 아테네 올림픽 스타디움, 미국의 밀워키 미술관, 바르셀로나 몬주익 송신탑 등을 설계한 건축 거장이기도 합니다.

결국 이 건축은 2015년 베네치아 감사 법원에까지 갔습니다. 결국 이 건축가는 건축비가 늘어난 데 대해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판결이 내려졌죠. 그러나 여기서 끝은 아니었습니다.

얼마 전 이 판결이 뒤집어졌는데요. 이 설계는 잘못되었으며, 너무 많은 돈이 들어가게한 책임을 이 건축가에게 물어 7만 8천 유로(약 1억 520만 원)의 벌금을 물게한 것입니다. 베네치아 법원에서는 칼라트라바가 '큰 틀에서 책임을 방기했다'라면서, '존경 받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전문가이며 폭넓은 경험을 갖춘' 칼라트라바를 설계자로 초빙한 믿음을 저버린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칼라트라바는 이 판결에 대한 어떠한 의견도 내놓고 있진 않는 상태인데요. 이 다리 설계로 인해 그의 명성에 금이 갔다는 사실은 확실해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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