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이 아닙니다!' 좋은 일 위해서 진짜 대마초로 신발을 만들었다고?

몇 년 전부터 명품 브랜드에서 보기 힘든 원단, 바로 모피입니다. 샤넬, 구찌, 조르지오 아르마니, 베르사체, 코치 등 많은 유명 브랜드에서 동물들의 처참한 고통에 공감하며 모피를 패션업계에서 없애는 것이죠.

요즘에는 여기에서 한발 더 앞서 '비건 패션'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비건은 채식주의 중 가장 높은 단계로 우유 등의 유제품과 달걀조차 먹지 않는 엄격한 채식주의자를 지칭합니다. 즉 비건 패션이란 동물을 착취하는 패션 산업 전반을 배격하는 운동으로, 동물을 희생하여 의류의 재료로 소모하는 것 역시 반대하는 것을 뜻합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다른 비판도 있는데요. 바로 동물성 원료 대신 사용하는 것들이 환경오염을 시킨다는 지적이었습니다. 가죽은 합성피혁으로, 울이나 모피는 나일론, 아크릴, 혹은 폴리에스테르 등의 합성소재로 대체하는 과정에서 이 소재가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지적이죠. 

이런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얼마 전 주목할만한 패션 아이템이 하나 공개되어 화제입니다. 바로 '비건 운동화'인데요. 이 운동화는 동물성 성분이 포함되지 않으며, 심지어 재활용된 페트병으로 신발을 만들어 환경보호 그리고 동물보호를 함께 할 수 있는 제품이기 때문입니다.

독일의 하이엔드 운동화 브랜드 Nat-2에서 생산한 운동화의 이야기입니다. 이 운동화가 화제를 모았던 또 다른 이유가 있는데요. 바로 마약의 일종인 대마초 잎을 주재료로 운동화를 제작하기 때문입니다.

이 대마초 잎은 '윤리적으로 지속 가능한' 농장에서 재배되고 있으며 이 잎을 겹겹이 쌓아 운동화의 겉면을 만들었습니다. 이 소재는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개발되었으며 특허를 받았다고 하네요. 또한 이 소재를 이탈리아로 들고 가 한 가족이 운영하는 시설에서 수제로 운동화를 만듭니다. 이 운동화에 사용되는 재료는 100% 비건인데요. 신발에 사용되는 접착제에도 동물성분이 들어가지 않으며 아웃솔은 진짜 고무로, 그리고 스웨이드의 느낌이 나는 부분은 재활용된 페트병으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또한 대마초를 업사이클링 하는 과정에서 화학성분이 사용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사실 이 회사는 커피 찌꺼기, 플라스틱 병, 이끼, 장미 꽃잎 등 재활용할 수 있는 쓰레기, 그리고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소재를 활용해 운동화를 만드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가격대는 다소 비싸다고 합니다. 390유로, 우리 돈으로 약 50만 원에서 1,000유로, 우리 돈으로 약 130만 원 정도이며, 이 대마초로 만든 운동화는 499유로로 약 65만원 정도라고 하네요.

이 회사에서 제품을 출시하며 한 가지 더 강조한 것이 있는데요. 자신들은 공업용 대마초만 이용한다면서 어떤 식으로든지 마약의 사용을 권장하는 것이 절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대신 패션에 식물을 사용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냄으로써 대체 소재에 대한 인식을 불러일으키기 위함이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예상치 못한 원료를 이용해 많은 시도를 하는 그들의 도전 정신이 매우 대단한 것 같습니다. 그들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것일까요? 젊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상품들이 잘 팔리고 있다고 하네요. 실제로 26종의 비건 운동화 중 4종은 품절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돈이 조금 더 들더라도 자신의 신념에 맞는 소비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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