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 덕에 돈맛을 봤나?' 방사능 수치 4만 배 높은 장소 관광상품화 논란

체르노빌 원자력발전 사고를 아시나요? 1986년 4월에 일어난 대참사로 우크라이나에 있는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에서 방사능이 누출되었던 세계 최악의 참사입니다. 원자로 주변에 있던 주민들은 모두 강제 이주되었으며, 43만 명의 사람들이 암, 기형아 출산 등 각종 후유증을 앓거나 지금도 고통받고 있습니다.

이 지역은 '다크 투어리즘'의 일환으로 2011년부터 관광이 허용되어왔습니다. 물론 가이드를 대동하여 일정한 보호장구를 갖추고 접근이 허용된 곳만 둘러볼 수 있었는데요. 이 지역을 관광하는 것에 대한 안정성 문제는 항상 대두되어 왔죠.

* 다크 투어리즘 : 잔혹한 참상이 벌어졌던 역사적 장소나 재난, 재해 현장을 돌아보는 여행

심지어 미국 HBO에서 방영된 5부작 드라마 <체르노빌>이 인기를 끌면서 이곳은 더욱 인기가 많아졌습니다. USA 투데이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드라마 방영 이후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30%~40% 늘어났고, 올해 총 관광객 수는 지난해보다 2배 넘게 증가한 15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곳은 우크라이나 최대의 관광지이기도 합니다.

 

이곳에는 원전 1호기에서 4호기까지 있는데요. 이 중 사고가 난 곳은 4호기였습니다. 1호기와 2호기의 제어실은 볼 수 있지만 지금까지 4호기의 제어실을 볼 수 없었던 것도 이러한 이유입니다.

그런 우크라이나 정부에서는 곧 4호기의 제어실을 대중들에게 공개한다고 합니다. 이곳의 방사능 수치가 떨어져서 이제는 공개해도 되는 수준일까요? 그렇지는 않아 보입니다. 이곳의 방사능은 현재 기준치의 4만 배에 이른다고 하는데요. 이 때문에 이곳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는 안면 마스크, 방사선 방호복, 대형 산업 부츠 등이 제공된다고 하네요. 또한 1인당 5분 정도의 시간만 주어진다고 합니다.

우크라이나의 한 고위 인사에 따르면 HBO의 <체르노빌>이 체르노빌에 대한 관심을 증가시키고 있는데, 이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제어실 공개 조치를 취했다고 하네요. 통제실을 공개하는 것 이외에도 21개의 새로운 관광 루트를 설계해 더 많은 관광객들을 불러 모을 것이라고 합니다.

안정성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분별하게 관광 루트를 만들어내는 것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또한 '다크 투어리즘'의 취지대로 역사적 장소를 둘러보며 아픔을 기억하고 이를 토대로 역사적 교훈을 얻는다면 문제가 될 것이 없지만 지금 체르노빌의 관광은 화제몰이와 돈벌이에 가깝다는 것도 지적사항 중의 하나입니다. 

실제로 이곳에서 일부 관광객들이 처참한 거리를 배경으로 외설적인 사진을 찍거나 웃긴 설정 사진 등을 찍으며 재난 현장을 배려하지 않은 행동을 보여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는 사건도 있었죠.

급기야 <체르노빌>의 작가, 크레이그 마진(Craig Mazin)은 자신의 SNS를 통해 '체르노빌을 방문한다면 그곳에서 끔찍한 참사가 일어났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면서 '고통받고 희생된 분들에게 예의를 갖춰 행동하라'라고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우리의 이웃 나라 일본의 후쿠시마에서도 일반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관광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중입니다. 일본은 오는 2036년까지 일반인 관광객이 보호장비 없이 원전 주변과, 그곳에 있는 마을을 둘러보는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하는데요. 이를 위해 여러 가지 시설물을 계획하고, 전시 내용을 구성하고 있다고 합니다.

휴양과 관광을 위한 일반 여행과 다르게 역사적으로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났던 곳을 찾는 여행인 다크 투어리즘. 남들이 잘 못 가보는 곳을 간다는 짜릿함도 있겠지만 자신의 건강이 가장 우선시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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