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 걱정 때문에?' 베이징에서 가장 높은 건물의 꼭대기 층에 숨겨진 비밀

지난해 막강한 자금력과 경제 호황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초고층 빌딩을 지은 나라. 바로 중국입니다. 미국 시카고에 있는 세계초고층도시건축학회가 공개한 2018년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이 지난해 총 88개의 초고층 건물을 지었으며, 이는 총 13개의 초고층 빌딩을 지은 미국을 멀찌감치 따돌리는 수치입니다. 

2018년 중국에서 완공된 초고층 빌딩 중 가장 주목받은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베이징에 지어진 '시틱 타워(CITIC TOWER)'가 아닐까요?

시틱 타워는 베이징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총 528m의 높이이며 중국 내에서는 네 번째로, 그리고 전 세계에서는 여덟 번째로 높은 건물입니다.

시틱 타워는 단순히 위로 쭉 뻗은 형상을 하고 있지만 자세히 보면 다소 독특한 라인을 지니고 있는데요. 마치 콜라병처럼 중간 부분은 잘록하고 아래와 위로 갈수록 점점 넓어지는 형상입니다.

이 모양은 청동기 시대에 고대 중국인들이 제사를 지낼 때 사용했던 술잔인 '준'의 모양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청동으로 만든 준이 유리와 강철로 된 길쭉한 빌딩이 된 것이죠. 이 빌딩을 설계한 건축사무소 KPF(Kohn Pedersen Fox Associates)에서는 이 모양을 통해 중국 수도의 역사성과 현대 건축을 조화롭게 연결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 빌딩의 총 108개의 층 중 60개 층은 사무실 공간으로 20개 층은 럭셔리한 주거지로, 또 20개 층은 특급호텔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호텔에는 300개 이상의 객실이 있다고 하네요. 그러나 문제는 최고층인 106, 107, 그리고 전망대로 사용될 예정이었던 108층입니다.

이곳은 현재 소방 화재 안전의 문제로 일반인들에게 공개되지 않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많은 추측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2018년 홍콩의 뉴스 매체인 '밍 파오'에서는 이 세 개의 층이 국가안전위에 의해 몰수되었다고 하는데요. 그 이유는 이곳에서 중국공산당 당사를 비롯한 정부기관이 있는 중난하이 구역이 잘 보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성능이 좋은 망원경만 있으면 공산당과 국가의 지도자들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까지 볼 수 있다고 하는데요. 날씨가 좋은 날은 망원경이 없이도 잘 보이기에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것이죠. 또한 미국의 유력 매체 CNN도 비슷한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이런 보도에 대해 건축가도 입을 열었는데요. 이들은 당국의 염려를 잘 알고 있다면서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자신들이 맡은 역할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설계자의 의도대로 전망대에 대중들이 접근하기를 바란다고도 말했습니다.

한편 이런 문제에 대해 이 빌딩을 지은 시틱 그룹과 중국 정부는 아무런 의견도 내놓지 않은 상태입니다.

베이징의 상징이자, 베이징에서 가장 높은 건물, 그러나 가장 높은 층에 일반 사람들이 못 간다는 것은 다소 아쉬운데요. 과연 이곳이 대중들에게 개방이 될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습니다.

글 : 안우정 기자
사진 : H.G. es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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