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공을 날고 있는 비행기 기내가 연기로 가득 찬다면 어떨까요?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얼마 전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났는데요. 왜 이런 일이 생긴 걸까요?
루마니아의 수도 부쿠레슈티에서 런던 스텐스테드 공항으로 향하는 라이언에어는 출발부터 순조롭지 않았습니다. 원래는 오전 6시 40분에 출발할 예정이었으나 비행기에 문제가 있어 지연되었죠. 결국 4시간을 훌쩍 넘긴 시간인 오전 10시 57분에 비행기는 출발했습니다. 보잉 737-800기종의 비행기에는 169명의 승객들과 4명의 승무원이 타고 있었습니다.
이륙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기내는 연기로 가득 찼습니다. 원인은 알 수 없었죠. 기장은 비상상황을 선포하고 다시 이륙한 부쿠레슈티로 긴급 회항을 시도했습니다. 한 목격자의 진술에 따르면 비행기가 이륙하고 5000피트 정도의 상공에 도달했을 때 연기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비행기는 무사히 비상착륙에 성공했고 이후 많은 사람들이 SNS에 자신의 경험을 풀어놓았습니다. '정말 트라우마가 생길 것 같은 경험이었어' '2줄 앞도 보이지 않았어' 등의 표현으로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이들은 당시 승무원들의 행동에도 불만을 제기했습니다. 상황을 진정시키고자 노력하지 않았다는 것이었죠. 연기가 자욱한 상황에서 산소마스크도 나오지 않았는데 승무원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많은 승객들은 연기를 마시지 않기 위해 자신의 스카프나 옷으로 입을 가리고 숨을 쉬었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구명조끼를 찾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하네요.
이미 4시간이나 지연된 이 비행기는 또 한 번 지연되어 오후 3시경 다시 출발했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심한 공포감으로 29명의 승객들은 탑승을 거부했다고 하네요.
그렇다면 이 연기의 원인은 무엇이었을까요? 라이언에어의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아마 비행기의 '방빙 물질'이 에어컨 시스템을 통해 기내로 유입되어 연기로 퍼진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방빙 물질이란 항공기가 저온이나 습도가 높은 공중에서도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도록 비행기의 프로펠러, 기화기, 바람막이 등에 얼음이 붙지 않도록 해주는 물질을 뜻합니다.
한편 기내에 연기가 자욱하게 퍼지는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해 젯스타의 기내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생겼는데요. 이는 에어컨의 결함으로 밝혀졌습니다. 하와이안 항공도 지난해 기내에 연기가 가득 찬 적이 있었는데요. 이는 비행기 엔진에 이상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이 사건은 대피용 슬라이드를 통해 탈출하는 긴박한 상황이었다고 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무원들은 물에 적신 천을 나눠주고, 승객들은 질서 있게 대피해 큰 인명 사고는 없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