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소녀 꼴보기 싫어' 미성년자 대상으로 성적인 이미지 만들어 배포한 회사

"2019년 타임지 올해의 인물
2019년 노벨평화상 유력 후보 
2019년 유엔 본부 기후행동 정상 회의 연설자"

정말 대단한 일을 한 것 같은 이 인물은 장애를 가지고 있는 스웨덴의 10대 소녀,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입니다. 2018년 툰베리는 매주 금요일 등교를 거부하고 스톡홀름 의회 앞에서 '기후를 위한 등교거부'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였는데요. 이를 계기로 92개국 1,200여개 단체가 툰베리의 활동에 동참했습니다. 

툰베리는 기후 변화가 생존에 관련된 심각한 문제라고 규정하고 이를 막기 위해 탄소 배출을 중단하고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의 화석 연료 사용을 법률적으로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 세계의 제도권 언론과 사회 지도층은 이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고 주장하죠. 다소 급진적인 주장이기에 그의 주장에 옹호하는 사람들도, 그리고 비판도 동시에 받고 있는 인물입니다.

그는 특히 주류 기성세대에게 공격받고 있는데요. 프랑스의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뉴욕 타임스의 저널리스트, 블리디미르 푸틴, 그리고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까지 그녀를 조롱하고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독일 미디어에서 보도되는 툰베리의 기사 댓글에는 온갖 혐오 발언이 쏟아지기도 하죠.

'그레타. 
탄소를 줄일 수 있는 조언을 해 줄게. 
숨 쉬는 걸 멈추면 돼. 
그러면 우리는 1년에 300kg에 이르는 탄소를 줄일 수 있어. 
그러니까 이건 그냥 조언일 뿐이야.'

얼마 전 그레타 툰베리는 또 한 번의 인신 공격에 시달렸습니다. 이번에는 다소 심각한 내용이었죠. 바로 툰베리를 성적 대상화 시킨 이미지가 유포된 것이었습니다. 이미지 속에는 양 갈래로 머리를 땋은 여성의 뒷모습이 흑백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이 여성은 옷을 입지 않은 상태이고 누군가가 뒤에서 이 양갈래 머리를 잡아당기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여성의 등에는 Greta라는 이름이, 그리고 그 아래에는 X-SITE ENERGY SERVICES라는 회사의 이름이 적혀있습니다. 땋은 머리는 그레타 툰베리의 트레이드 마크이기도 한데요. 그녀를 성적 대상화 하는 이미지인 것이었죠.

인터넷은 발칵 뒤집혔습니다. 10대를 대상으로 이런 이미지를 만든 것이 부적절하다는 것이었죠. 회사에 대한 비난도 거세졌습니다. 그러나 해당 회사는 애초에 이 이미지의 제작과 연관이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그러나 이내 이들은 사과를 하기에 이르렀죠. 

'특정인을 겨냥한 노골적인 이미지와 인신공격은 용납할 수 없는 일입니다.
우리가 야기한 고통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엑스사이트 에너지 서비스'는 왜 이런 이미지를 제작한 것일까요? 이 회사는 바로 석유 기업이기 때문입니다. 그레타 툰베리는 석유의 사용을 금지할 것을 주장하고 있기에 이 기업에게 툰베리는 눈엣가시인 것이죠. 

이에 대한 그레타 툰베리의 반응은 어땠을까요? 의연했습니다. 트럼프, 푸틴의 공격도 유머로 대응한 그레타이기에 이번에도 비슷한 반응이었죠. 그녀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엑스사이트 에너지 서비스를 비판하는 글과 함께 '그들이 점점 더 절박해지기 시작했다. 우리가 이기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라는 내용을 게재하기도 했습니다.

회사 측의 사과로 마무리되어 가는 것 같은 이 사건은 또 다른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바로 이 이미지의 원작자가 나타나 회사를 고소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머리를 양갈래로 땋은 여성의 뒷모습 이미지는 원래 아르헨티나의 타투 아티스트 헤르만 카날라(German Canalla)가 만든 것이었는데요. 이 회사가 이미지에 GRETA라는 이름, 그리고 회사의 이름을 써넣으며 이미지를 무단으로 도용하고 변형한 것이었죠. 이 타투 아티스트는 자신이 만들어내는 이미지가 에로틱하지만 결코 강간이나 10대를 성적 대상화하고자 만든 것은 아니라면서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걸겠다고 밝혔습니다.

10대 소녀를 조롱하고자 만든 이미지 하나로 소송까지 걸릴 위기에 놓였는데요. 과연 이 사건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한편 그레타 툰베리가 선풍적인 관심을 끌자 미국의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하트랜드 연구소에서는 독일의 10대 소녀 나오미 자입트를 '반 기후변화 운동의 메신저'로 지원하기 시작했는데요. 자입트는 독일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과 미국 극우세력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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